권영세 통일부 장관의 규탄 성명 이후에도 북한이 개성공단의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9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지난달 20일 기준 위성사진 분석 결과 개성공단 내 21곳의 건물과 공터에서 버스와 인파, 자재 등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VOA는 21곳에서 일제히 활발한 움직임이 위성사진에 찍힌 건 개성공단이 폐쇄된 2016년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는 권영세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11일 북한의 개성공단 무단사용을 규탄하고 법적 조치를 경고한 직후이다. 당시 권 장관은 "북한은 여러 차례에 걸친 우리 정부의 촉구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 내 우리 기업들의 설비를 무단으로 사용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북한에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 북한의 위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법적 조치를 포함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이 같은 강력한 경고 메시지에도 북한은 개성공단을 한층 활발히 가동하고 있다.

위성사진에는 여러 공장 앞에 한국 측이 제공한 버스 등이 정차해있었다. 공단 중심부 차고지에는 과거 개성공업지구관리위원회가 북한 근로자 출퇴근을 위해 제공한 대형버스 약 200대 정도가 있었다. 과거엔 약 240대 수준을 유지해왔는데 다소 감소한 것이다. 인파로 추정되는 그림자가 포착되거나, 쓰레기장이 가득 찬 모습 등도 있었다.

이를 보면 북한이 근로자를 동원해 개성공단 일부를 계속 무단 가동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과거엔 특정 건물 1곳에만 집중적으로 버스 여러 대가 정차하고 나머지 5∼6곳에서 가끔 트럭 등이 포착되는 정도였는데 최근엔 공장 가동률이 부쩍 높아진 걸로 분석된다.

통일부는 지난달 18일 "과거보다 좀 많은 북한 근로자가 출근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법적 대응과 관련해 면밀하게 검토하고 있다. 우리 기업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대해 정부는 앞으로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에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고 필요한 배상을 요구해 나갈 것"이라 밝힌 상태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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