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 노리고 '싸다에 올인'
외인과 기관은 매도로 대응
고수익을 노리는 개미투자자들이 SG증권발 주가조작 사태에 연루된 8개 종목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지난 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주가 변동성 확대를 틈탄 개미들의 맹목적인 '빚투'가 우려를 낳고 있다.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물 폭탄'으로 연일 급락했던 8개 종목을 개인 투자자들 홀로 3000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한국거래소에서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사태 첫날인 지난달 24일부터 지난 달 4일까지 8개 종목을 총 3323억3000만원 사들였다.
같은 기간 기관(기타법인 제외)은 1661억2000만원, 외국인은 1719억5000만원을 각각 순매도한 것과 대조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이 기간 다올투자증권[030210](-567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종목을 순매수했다.
삼천리[004690](837억2000만원), 다우데이타[032190](622억2000만원), 하림지주[003380](522억9000만원), 서울가스[017390](382억4000만원), 대성홀딩스[016710](352억2000만원), 세방[004360](303억4000만원), 선광[003100](303억)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반면 외국인은 하림지주(-447억1000만원), 삼천리(-394억5000만원), 다우데이타(-319억5000만원) 등을 위주로 순매도했다.
기관은 삼천리(-438억9000만원), 다우데이타(-342억4000만원), 서울가스(-315억9000만원) 등을 위주로 팔아치웠다.
업계에서는 이들 종목이 폭락세를 거듭하며 '싸질 만큼 싸졌다'고 인식한 개인 투자자들이 반등에 베팅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반대매매를 통해 신용거래 물량이 일부 청산된 점도 개미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들 종목이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며 일정한 방향성 없이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의 폭락세만을 근거로 투자에 나서는 행위는 위험하다는 의견이 많다.
또 기업 가치와 무관한 투자 행태도 기업의 본질 가치와 전혀 무관한 방식이라는 지적도 있다.
양정숙 의원은 "주가조작 정보가 전혀 없는 개인 투자자들은 8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하기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순매수에 집중했지만, 관련 정보를 쥐고 있는 기관과 외국인은 집중적으로 개인에게 손해를 떠넘겼다"고 강조했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