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증거인멸 염려" 영장 발부
검찰 '윗선' 수사 탄력
송영길 지시 여부 등으로 확대 전망
'공여자·수수자' 공범 수사도 가속도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전직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강래구 씨가 8일 오후 두번째 영장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핵심 피의자인 강래구(58)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이 결국 구속됐다. 

앞서 법원이 검찰의 영장 청구를 한차례 기각한 상태에서 검찰은 두 번의 시도 끝에 이 사건 핵심 피의자인 강 씨의 신병 확보에 성공함으로써 향후 전·현직 의원들을 포함해 '공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들에 대한 수사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 '윗선'에 대한 검찰 수사도 더욱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강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 후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지난달 21일 강씨에 대해 청구된 첫 구속영장을 기각한 지 17일 만에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후 2시 강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열어 구속 수사 필요성을 심리했다.

심문에서는 강씨를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김영철 부장검사) 소속 검사 6명과 강씨 측 변호인이 구속 필요성을 놓고 3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검찰은 180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제시하며 강씨와 공범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보강한 혐의를 소명하고, 사건 은폐를 위한 조직적 증거인멸이 있었다며 구속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강씨 측 변호인은 이런 검찰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증거 인멸 시도를 부인하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고, 강씨도 이날 심문에서 직접 발언할 기회를 얻어 재판부에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다수의 사건 관련자들이 증거인멸을 위해 조직적으로 공모했다는 검찰 주장이 받아들여져 강씨의 구속이 집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영장 재청구에 앞서 관련자들이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사건 은폐를 위해 강씨가 공범들과 조직적인 증거 인멸에 나선 정황도 추가로 확인했다.

지난 달 29일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압수수색 시 일부 PC 하드디스크가 포맷 또는 교체된 정황이 발견됐고, 송 전대표가 압수수색 다음날 초기화된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한 것도 증거 인멸 시도로 판단하고 있다. 

강씨는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전 대표를 당선시키기 위해 2021년 3월부터 5월까지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구속기소) 등과 공모,  국회의원 등에게 총 9400만원을 살포할 것을 지시·권유하고 금품을 제공한 혐의(정당법 위반)를 받고 있다. 

검찰은 강씨가 이 중 8000만원을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 씨 등으로부터 조달한 것으로 본다.

검찰은 강씨에 대해 2020년 9월 사업가로부터 수자원공사 산하 발전소 설비에 대한 납품 청탁 명목으로 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도 적용했다.

검찰은 송 전 대표를 이번 사건의 최종 수혜자로 판단하고 금품 살포 관여 여부나 공모한 정황 등을 확인해 왔기 때문에 강씨의 신병이 확보됨으로써 송 전대표는 더욱 코너에 몰리게 됐다.   

검찰은 송 전 대표의 자택과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 평화와 먹사연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이달 1일에도 송 전 대표 캠프 관계자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검찰은 먹사연이 경선 캠프의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과 기존에 살포 정황이 나온 9400만원 외 추가적으로 뿌려진 금품이 있을 가능성도 열어 놓고 있다. 

검찰은 최장 20일인 강씨의 구속기간 중에 구체적인 자금의 출처 및 전달 경위, 공모 관계 등을 캐물을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금품 수수 의원 등을 특정하고 송 전 대표의 지시·개입 여부 등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함께 금품 공여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은 민주당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해서도 일정 조율을 마친 뒤 소환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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