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이사회 ‘진실과 미래위원회’ 설치안 의결 일주일 연기
"KBS는 물론 대한민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과 무질서 상태가 될 것"

KBS이사회가 ‘위법’, ‘보복위원회’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진실과 미래위원회’ 설치안 의결을 일주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KBS이사회는 지난 30일 열린 회의에서 '진실과 미래위원회' 설치 안건을 의결하려다 야권 이사들의 반대에 결정을 내달 5일로 미뤘다.

차기환 이사와 조우석 이사 등 야권 이사들은 “비감사부서인 진실위가 감사 업무를 수행하는 것은 명백히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조우석 이사는 “MBC는 정상화위원회에서 취업규칙 위반이라는 잣대를 들이대 직원들을 해고하는 등 무리수를 두고 있다”며 “MBC에서 벌어지는 일이 KBS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진실과 미래위원회 위원장을 맡을 예정인 ‘겸직과 외부강의 논란’의 정필모 KBS 부사장은 30일 회의에 야권 이사들의 의견을 반영한 수정안을 들고 왔지만 이사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이에 KBS공영노조는 31일 ‘야만적 불법 보복위원회 설치, 멈춰라‘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이런 위원회 설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사측은 개인 사생활 부분 등 일부를 뺀 수정안을 제출했다”며 “그러나 <수정안> 역시 탈법적이고 야만적이긴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또한 수정안에 대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행위’가 얼마나 추상적이며 주관적인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차피 “새로 만들겠다는 새 기구는 기존의 감사기능과 중복되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것이 중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KBS가 ‘직장소비에트’ 같은 기구를 만들어 불법적 ‘숙청’에 앞장선다면 KBS는 물론 대한민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과 무질서 상태가 될 것이라고 본다”며 “우리는 국민들과 함께 KBS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이하 전문-

(KBS공영노조 성명)야만적 불법 보복위원회 설치, 멈춰라

5월 30일 이사회에서 이른바 ‘진실과 미래위원회’ 설치안에 대한 의결을 다시 일주일 연기하였다.

비록 의결은 미루었지만 ‘진실과 미래위원회’를 설치하기로 하는데 여.야 이사들의 의견접근이 이뤄졌다는 소리도 들린다.

사측은 안팎의 거센 비난 여론을 의식한 듯, 30일 제출한 수정안에서 맨 처음의 위원회 설치 목적과 조사 범위 등을 고쳤다. 조사범위의 수정 전/후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수정 전>

1. 불공정 방송과 제작 자율성 침해
2. 방송법, 사규, 방송 강령, 윤리강령, 방송제작 가이드라인 등 위반
3. 부당인사, 부당노동행위, 부정청탁, 사실의 은폐 왜곡.
4. 업무관계상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폭력을 행사하거나 불공정행위를 하는 등 부적절한 업무환경 조장.
5. 성추행, 성희롱 등 일체의 성폭력 행위.
6. 기타 위원회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한 사안.

<수정 후>

1. 방송의 공정성, 독립성 침해
2. 부당인사, 부당노동행위, 부정청탁 등 공적 책임훼손.
3. 기타 위원회가 위원회 설립목적에 비추어 조사의 필요성을 인정한 사 안.

<수정 전> 조사 범위를 보니, 그야말로 무소불위의 권력으로 개인 사생활 등 거의 모든 분야를 조사하겠다는 것이다. 어처구니 없다. 이런 위원회를 동서양 고금에서 본 적이 있는가. 절대왕정 시대에나 군부독재 시대에도 없었던 사생활 파헤치기와 조사, 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비이성적, 야만적 보복위원회로 보인다.

적폐청산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자신들의 맘에 들지 않는 인사들에게 보복을 하겠다는 것 아닌가. 이게 21세기 대한민국 공영방송 KBS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위원회 설치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사측은 개인 사생활 부분 등 일부를 뺀 수정안을 제출했다.

그러나 <수정안> 역시 탈법적이고 야만적이긴 마찬가지이다.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침해한 행위’가 얼마나 추상적이며 주관적인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다.

그리고 그 판단주체가 대체 누구인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출신이 대부분인 현 회사 집행부가 보수정권에서 일했던 직원들을 단죄하겠다는 것 아닌가.

무엇보다 방송의 공정성과 편성의 독립성 침해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와 심의실이라는 독립된 법적 심의기구가 심의와 제재를 수행해 왔고, 현재도 하고 있다.

또한 부당인사, 부당노동행위, 부정청탁 등 공적 책임훼손 조사는 분명한 감사행위이며, 이 또한 합법적인 기구인 감사실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따라서 새로 만들겠다는 새 기구는 기존의 감사기능과 중복되기 때문에 불법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그렇다면, 먼저 조사위원으로 활동하겠다는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원들이 지금 만들고 있는 뉴스와 프로그램부터 제대로 조사하라.

현재 KBS의 보도와 방송프로그램에 대해 왜곡, 편파 시비가 얼마나 많은지 자신들이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문재인 정권과 북한 정권에 대한 비판은 커녕 칭찬일색, 재벌에 대해선 일방적 매도 등 편파방송의 사례는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지경이다.

좌파정권에서 왜곡 보도를 서슴지 않는 자들이, 보수정권의 보도 내용을 털고 조사해 직원들을 마구 징계하겠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 것인가.

지금 KBS에서 벌어지고 있는 부당한 사례들을 보라. 언론노조가 뉴스앵커를 100% 차지하고, 보직자를 언론노조가 거의 싹쓸이하는 지금 상황이 바로 부당인사이고 부당노동행위 아닌가.

조사받고 징계 받아야 할대상은 바로 이 기구설립을 추진하는 자들이다.

이 기구의 총 책임을 맡은 부사장은 회사 몰래 거액을 받고 외부강연에 나갔다가 감사원에 적발돼 감봉 3개월 징계를 받은 상태에서 부사장이 된 자이다.

또 업무시간에 주간대학원을 다니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자이다. 그 밖에도 각종 의혹이 많아서, 조사를 할 것이 아니라 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다.

사장은 또 어떠한가. 세월호 사고 당일 노래방에 출입하고도 인사청문회에서 안 갔다고 거짓말하고서는, 노란 리본을 달고 다니는 등 여러 가지 의혹으로 역시 조사대상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정안에 여야 이사들 간 의견 접근이 이뤄졌다며, 다음 주에 처리한다는 방침이라고 한다.
당장 멈춰라. 그리고 명심하라. 만약 이 안을 처리한다면 당신들은 KBS와 역사에 씻지 못할 죄를 짓게 된다는 것을 알라.

또한 불법적인 ‘인민위원회’ 설립에 동의해준 핵심 장본인들이 될 것인가. 역사는 두고 두고 당신들의 잘못을 꾸짖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좌파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방송을 통해 반인륜적 인권탄압 살인마(殺人魔), 전쟁광(狂) 김정은이 천사로 둔갑하고 있다. 또 북한에 대한 부문별한 친화적 태도와 칭송으로 국가의 정체성은 무너지고 사회주의로 내달려가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KBS가 ‘직장소비에트’ 같은 기구를 만들어 불법적 ‘숙청’에 앞장선다면 KBS는 물론 대한민국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란과 무질서 상태가 될 것이라고 본다.
우리는 국민들과 함께 KBS와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투쟁에 나설 것이다.

2018년 5월 31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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