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태영호 징계논의...중심과 정체성 잃은 황교안 김종인 답습

국민의힘 김재원 의원(왼쪽)과 태영호 의원(오른쪽). [사진=연합뉴스]

2020년 4월15일 치러진 제21대 국회의원 총선은 문재인 대통령 집권 3년차에 치러진 선거였기에 문재인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내지 심판 성격이 강해 야당인 미래통합당의 승리가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민주당이 180을 가져가는 압승을 거둠으로써 좌파정권의 오만과 독선에 의한 견제없는 질주, 원전폐기 같은 적폐로 이어졌다.

당시 야당의 예상밖 참패의 주 원인으로는 코로나19의 영향 및 여당의 전략적 사전투표 제도 활용 등이 꼽히고 있지만, 황교안 대표와 함께 선거를 이끈 김종인 공동선대위원장 두 사람의 중심을 잃은, 줏대없는 당 운영 또한 결정적인 요인으로 지적된다.

선거 불과 몇 달전인 2018년 10월3일 개천절을 맞아 서울 광화문에는 조국사태 등 문재인 정권의 내로남불, 일방독주에 항거해 한민족 역사상 가장 많은 수백만명의 군중이 집결함으로써 문 정권에 대한 국민적 분노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후 황교안 대표가 이끄는 미래통합당은 이같은 국민적 자유 민주주의 열망을 이어가기는 커녕, 보수정당 특유의 줏대를 잃은, 기회주의적 총선전략으로 몰락하고 말았다.

김종인이라는 인물을 총선용으로 영입해 당의 간판으로 내세운 것 자체로 비극은 예상됐다.

‘중도만능’이라는 미신(迷信)에 빠진 당내 ‘김종인류(類)’는 물론 황교안 대표까지 중도확장이라는 허망한 신기루(蜃氣樓)를 쫓아 자유 민주주의 원칙에 입각해 조금이라도 강성발언을 하면 제명이나 후보교체 같은 내부 총질을 서슴치 않았다.

대표적인 것이 방송토론회에서 한국 중년층의 막연한 좌파정서와 세월호 일부 유가족들의 비행을 지적한 서울 관악갑의 김대호 후보, 부천 정 지역구의 차명진 후보를 제명한 것이다.

당시 황교안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은 좌파언론은 물론 조중동까지 달려들어 해당 후보의 발언을 막말로 규정, 문제를 삼자 서둘러 제명해버림으로써 자당(自黨) 후보에 대한 총질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의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보수정당에 대한 ‘막말 프레임’ 공격은 좌파언론은 물론 조 중 동 같은 매체까지 중독돼있는 한국 정치의 대표적인 고질병이다. 당시 차명진 후보에 대한 제명조치가 불과 며칠만에 법원에 의해 무효 판결을 받을 정도로 당시 황교안 대표 등 지도부의 조치는 졸속이었다.

현재 국민의힘은 김재원 태영호 두명의 최고위원을 당 윤리위원회에 넘겨 징계정차를 밟고 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두 사람 모두에 대해 “이게 무슨 징계거리가 되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관련 발언은 전 목사가 주최한 집회에서 이루어진, 여야 불문, 모든 정치인들에게 습관화 돼있는 ‘칭찬성’ 내지 ‘띄워주기’ 발언일 뿐이다. 이것이 징계대상이 된다면 향후 정치인이 모든 ‘과공(過恭)’ 내지 ‘칭찬’ 발언을 금지시켜야 하는 코미디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관련된 태영호 최고위원의 녹취록 및 쪼개기 후원금 문제는 사실규명 및 범죄행위 해당 여부에 대한 판단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기현 당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여론’이라는 정체없는 압력, 실상은 태영호 최고위원 녹취록을 받아 터뜨린 MBC 같은 언론의 습관화된 ‘보수정당 까기’에 휘둘리는 양상이다.

정치평론가인 홍경의 단국대 객원교수는 “민주당은 아무리 나쁜 일이 생겨도 자당 의원 보호가 먼저인 반면, 국민의힘은 조그만 일, 심지어 문제가 안되는 일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서 스스로 문제를 키우는 전통이 있다”면서 “지금 국민의힘이 보여주는 모습은 2000년 총선 때 황교안 김종인 투톱이 했던 행태를 닯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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