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20분(한국시간 오후 6시20분)
'왕의 행렬'로 영국 대관식 일정 시작 
우중에도 버킹엄에 인파 몰려 축제 분위기 
웨스트민스터 사원서 대관식 거행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 모두 제창
런던탑 등 영국 전역에서 예포 발사
국가원수급 약 100명 등 2200여명 참석
조 바이든, 시진핑 등 국가원수 축전 이어져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대관식에서 찰스 3세 국왕의 모습.[로이터연합]
찰스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가 대관식을 마치고 버밍엄궁으로 돌아온후 버킹엄궁전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

찰스 3세 국왕이 56개국이 소속된 영연방의 수장에 오름과 동시에 영국 국왕을 군주로 인정하는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등 15개국의 군주가 됐음을 만천하에 선포하는 대관식이 6일(현지 시간) 수도 런던에서 거행됐다.

70년만에 열린 영국 국왕 대관식은 1000여년 전통을 유지한 가운데 경건하면서도 화려하게 치러졌다.

대관식은 이날 오전 10시 20분(한국시간 오후 6시20분)경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 부부의 행렬로 막을 열었다.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는 버킹엄궁을 출발 ‘다이아몬드 주빌리 코치’ 황금마차를 타고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했다. 

찰스 3세 부부가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향하는 2㎞ 구간은 영국 국기인 '유니언잭'을 흔들며 '왕의 행렬'을 지켜보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왕실 근위대 및 기마병들이 호위하는 행렬은 더몰, 트래펄가 광장, 화이트홀(정부중앙청사)을 거쳐 웨스트민스터 사원까지 약 2.1km 구간을 30분간 행진했다.

빗방울이 흩날리는 우중에도 트래펄가 광장에서 버킹엄궁으로 이어지는 더몰 거리 일대는 새로운 영국 국왕을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전날 밤부터 자리를 지킨 왕실팬들은 흩어질 줄을 몰랐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열린 6일(현지시간) 런던 거리에서 군인들이 행진하고 있다. [UPI연합]
대관식 향하는 찰스 3세 국왕 부부를 지켜보는 시민들[EPA연합]
찰스 3세 영국 국왕 부부. [AFP연합]
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거행된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에서 대주교가 왕관을 씌워주고 있다. [AP연합]
찰스3세 국왕이 즉위식이 열린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왕관을 쓰고 하례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
영국 찰스 3세 국왕이 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에서 성 에드워드 왕관을 쓰고 있다.[로이터연합]

대관식은 승인(Recognition), 서약(Oath), 성유의식(Anointing), 왕관 수여식(Investiture), 즉위(Enthronement) 등 순서로 진행됐다.

그는 이날 선서를 통해 "나는 하나님 앞에서 개신교 신자이며, 개신교 신자에게 왕위 승계를 보장하는 법률의 의도에 따라, 법에 따라 내가 가지는 권능을 다해, 이 법률을 지지하고 지켜낼 것을 엄숙하고 성실하게 고백하고, 간증하고, 선언한다"고 말했다.

서약에 이어 제단 앞에 무릎을 꿇고 소리를 내 특별 기도문을 낭독했다. 이는 역대 국왕 중 첫 사례다.

그는 "내가 당신의 모든 자녀와 모든 믿음과 신앙에 축복이 될 수 있기를, 우리가 함께 온유함의 길을 찾아내고 평화의 길로 이끌릴 수 있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라고 기도했다.

대관식에서 군주가 '모든 믿음과 신앙에 축복'을 거론한 것도 처음 있는 일이다. 

앞서 찰스 3세는 지난해 9월 8일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서거 직후 왕위를 승계했다. 

엘리자베스 여왕 대관식 이후 70년 만에 치러지는 찰스3세의 대관식은 국가적으로도 의미가 큰 초대형 이벤트다.

화려한 예식과 오랜 전통에 기반한 종교의식으로 국왕의 위용을 드러내고, 신의 선택을 받은 존재로서 왕의 정당성을 강조하는 기회다.

웰비 대주교는 보석 444개가 박힌 무게 2.23㎏의 대관식 왕관(성 에드워드 왕관)을 찰스 3세에게 조심스럽게 씌웠다.

이어 그가 "신이여 국왕을 보호하소서"(God Save the King)라고 외치자 참석자들이 이를 제창했다,

찰스 3세는 왕관을 쓰며 양손엔 왕권을 상징하는 둥근 공 모양의 보주와 긴 지팡이 모양의 홀을 들었다. 

찰스 3세 대관식 행렬을 보기 위해 모인 인파. [로이터연합]
찰스 3세 영국 국왕의 대관식이 열린 6일(현지시간)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외국 대표단이 들어서고 있다.[AP연합] 

커밀라 왕비는 1911년 메리 왕비가 대관식 때 쓴 왕비관을 받았다. 그도 이날 대관식을 기점으로 '왕의 배우자'(Queen Consort)에서 드디어 '왕비'(Queen) 칭호로 불리게 된다.

웨스트민스터 사원 대관식은 1066년 윌리엄 1세부터 시작했으며, 찰스 3세는 이곳에서 대관식을 치르는 40번째 국왕이다

버킹엄궁으로 돌아가는 '대관식 행렬'에는 약 4000명의 영국 군인들과 영연방국가 및 해외 영토 대표들이 합류, 웨스트민스터 사원으로 올 때보다 더 화려하고 길었다.

황금마차 뒤로는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 왕족이 탄 검은색과 금색 마차가 뒤를 따랐다.

대관식이 끝나고 찰스 3세 부부가 오후 1시께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떠나자 2분간 사원에서 종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런던탑을 비롯한 영국 전역 13개 지역과 해군 함정 등에서 21발의 예포가 발사됐다.

[로이터연합]
65년간 기다린 왕관을 쓴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6일(현지시간) '황금마차'를 타고 버킹엄궁으로 돌아가고 있다.[연합]

마지막으로 찰스 3세 부부와 윌리엄 왕세자 가족 등이 버킹엄궁 발코니에 나와 대중에 인사하고 이때 공군기 등이 분열 비행을 하며 행사가 마무리 되다. 

이날 대관식 참석자는 약 2200여명으로 국가원수급 약 100명을 포함해서 세계 203개국의 대표가 초청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대신해 질 바이든 여사가 참석하고 그 밖에 프랑스 대통령, 영연방 국가 수장 등이 직접 자리를 지킨다.

우리 정부 대표인 한덕수 총리는 4일 영국에 도착했다.

이밖에 대관식 축하 콘서트 무대에 서게 될 미국의 유명 가수 케이티 페리, R&B 거장 라이오넬 리치, 호주 가수 닉 케이브, 영국 배우 에마 톰슨 등 연예인도 대관식에 참석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찰스 3세 국왕과 커밀라 왕비의 대관식을 축하드린다"며 "미국과 영국의 지속적인 우정은 양국 국민 모두를 위한 힘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축전에서 "중국과 영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안목으로 평화와 발전, 협력, 공영이라는 역사의 조류를 함께 추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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