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5주차, 문 대통령 지지율 71.8%...지난주 대비 0.7% 소폭 하락
리얼미터 "민생·경제 부정적보도가 일부 영향" 앞세운 분석...의도는?
지난 한주간, '민생·경제 부정적보도'가 '남북2차회담'보다 큰 이슈였나
'문재인보유국' 등 '땡文뉴스' 눈에 더 띄어...갑자기 보도탓 하기는 무리
리얼미터 분석, 최근 靑-정부가 '언론 보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관점 뒷받침하나

리얼미터는 문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일부 부정적 보도의 영향”이라는 분석을 제기했다. 이에 일부 언론은 "부정적 보도 영향"이라는 제목으로 지지율 관련보도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소폭 하락에도 ‘부정적 보도’를 앞세워 지지율을 풀이하기에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31일 ‘문 대통령의 취임 56주차 국정수행 지지율(긍정평가)’이 지난주 대비 0.7% 낮아진 71.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4주째 소폭 하락한 셈이다. 다만, “부정평가 역시 1.3% 하락하며 다소 호전되었다”고 덧붙였다.

리얼미터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부정적 보도’와 연관지어 풀이했다. 리얼미터는 “지난주 금요일(25일) 일간집계에서 72.8%를 기록한 후, 국회가 최저임금 산입 범위를 확대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28일(월)에는 71.9%로 내렸고, 문 대통령이 긴급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소득 양극화 심화 관련 보도가 이어졌던 29일(화)에도 71.7%로 약세를 보인 데 이어, 30일(수)에도 71.1%로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하락세는 소득 양극화 심화 등 최근 확대되고 있는 민생·경제 관련 부정적 보도가 일부 영향을 미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리얼미터가 이같은 분석을 앞세운 것과 관련해 타당한 지 비판이 제기된다.

리얼미터는 “부정평가 역시 1.3% 하락하며 다소 호전되었다”며 지지율은 떨어졌지만 부정평가 역시 떨어졌다는 통계를 덧붙였다. 리얼미터의 설명에 따르면 부정적 보도로 영향을 받았지만 부정평가는 줄어든 셈이다. 부정적보도로 인해 ‘지지한다’에서 ‘모름/무응답’으로 변화된 수준이라는 셈이다. 그러나 이정도의 변화 양상은 굳이 분석한다면 응답자로 선별된 표본의 차이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또한 최근 일련의 보도 양상을 살펴보면, 부정적 보도를 지지율과 연관짓기도 무리하다. 지난 27일 ‘2차 남북회담’라는 거대한 이슈와 관련해 언론은 대대적으로 긍정기사를 쏟아냈다. 문 대통령이나 정권을 향한 부정적 보도는 찾기 힘들었으며, 양국 정상과 언론에서 ‘중재 성공’이라고 띄우기보다는 국내언론이 앞장서서 ‘성공적인 중재’를 예찬하고 나서는 자화자찬성 보도들이 더 쉽게 눈에 띄었다. KBS 등 국내 주요매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의 중재자 역할을 해냈다’거나 ‘문재인 보유국’이라는 표현을 활용하며 이슈를 다뤘다.
 

지난 26일 '남북 2차회담' 관련 보도 양상(왼쪽부터, KBS 화면-뉴시스-언론보도 화면 캡처)

물론 큰 이슈에 모든 언론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됐을 때 언론이 지속적으로 부정적 측면만 부각할 경우, 국민적 인식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밖에 없는 만큼 ‘부정적인 보도’가 국정동력을 상실케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기도 한다. 예를들어 과거 ‘광우병’, ‘메르스 사건’, ‘탄핵 정국’ 당시 모든 이슈를 삼키고 쏟아졌던 악성 보도 등은 정권 신뢰도와 지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리얼미터도 ‘메르스 사건’이나 ‘탄핵 정국’ 당시 ‘부정적 보도가 이어졌던 것이 지지율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그러나 리얼미터가 지적한 민생·경제 관련 보도는 다른 이슈를 모두 삼킬만큼 크게 이목이 집중되지는 않았다는 지적이다. 오히려 경제적 인식은 언론 외에 국민체감도에 영향을 크게 받기도 한다. ‘현 경제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 경기 상황 체감도, 향후 경기 악화 가능성’ 등으로 인한 정부대책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전반적으로 확산되면 지지도에 영향을 미치는 등 복합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언론 보도’의 책임으로만 묶어서 표현하기에는 부정확하다는 것이다.

한편 리얼미터가 굳이 ‘부정적 보도’를 앞세워 지지율을 분석한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언론에 대한 정부의 시각과 일치하는 해석 방향을 쓴 것 아니냐는 것이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28일에도 조선일보의 북한 관련 보도를 직접적으로 겨냥하며 비판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이전에도 김기식 전 금감원장 외유 의혹 보도 등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정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지난달 말 판문점에서 이루어진 남북정상회담 당시 ‘국가 발표에 따르라’는 식의 지침으로 사실상 ‘보도지침’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서 빈번해진 정부측의 언론 대응에 호응해 리얼미터 또한 정부의 ‘언론관점’을 뒷받침하는 분석을 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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