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백악관 국빈만찬 특별공연에서 '아메리칸 파이' 한 소절을 부르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지금은 풍토가 완전히 바뀌었지만, 오랫동안 검사들의 문화를 표현하는 단어는 ‘음주가무(飮酒歌舞)였다. 특히 음주는 체질적으로 술을 잘 못하는 초임 검사들이 집에서 따로 폭탄주 마시는 연습을 했을 정도로 검사의 기본 자질로 꼽히기도 했다.

검사들이 술, 그것도 빨리 취하기 위해 폭탄주를 고집스럽게 마시는 이유를 물어보면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 같았다. “세상의 악을 척결하는 검사에게는 두려움 없는 기개(氣槪)가 첫 번째 덕목인데 술을 통해 그런 기상과 호연지기를 기르는 것”이라고 선배들한테 들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러면서 덧붙이는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음주문화를 합리화했다. “조선시대 임금이나 신하의 잘못을 지적하고 올바른 소리, 간언(諫言)을 주 임무로 하는 삼사(三司)즉 사헌부, 사간원, 홍문관의 관리들은 금주령이 내려도 예외로 취급됐다. 술을 마셔야 두려움 없이 올바른 일, 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검사시절 주량은 역대 검찰의 최정상 주당급으로 분류된다. 대통령 후보시절 언론 인터뷰에서 겸손하게 줄여서 밝힌 자신의 주량이 “500cc 생맥주 20잔”, 즉 1만cc였다.

특수부 등에서 함께 일한 인연으로 선배검사 윤석열과 술자리를 자주했던 후배검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한결같이 “1차 저녁부터 2차, 3차까지 처음에 7명 정도가 자리를 시작했다면 2,3명씩 먼저 주량에 따라 귀가했는데 윤석열 선배는 언제나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켰다”고 기억하고 있다.

처음 저녁자리에서 시작한 소맥, 2~3차, 카페 같은데서는 소주를 안파니까, 양주와 맥주를 섞은 폭탄주까지 포함하면 하루 저녁에 거의 50잔 가량의 폭탄주를 마셨던 것이다. 주량은 체중에 비례한다고 하니 체격이 큰 윤석열 대통령은 호주가(好酒家)의 자질을 타고났다고 할 수 있다.

어느 집단, 어떤 모임이든, 술자리가 길어지면 마이크를 잡는 것이 오래된 역사다. 술을 마셨으니 흥이 오르는데다, 술을 깨기 위한 목적, 카페 같은 업소의 상술이 복합된 결과다.

후배들은 선배검사 윤석열의 노래실력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서울에서 좌천돼온 윤석열 검사와 함께 대구지검에 같이 근무하면서 저녁과 술자리를 자주했던 한 후배는 “윤석열 선배가 노래를 부르면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노래실력으로 검찰총장을 뽑으면 윤 선배가 1순위라고 치켜세우곤 했다.” 고 전했다.

그는 “목소리가 낮는 톤으로 무거운데도 고음이 잘 올라갔다”면서 “’그런사람 또 없습니다‘ 같은 한국가요는 물론 밥 딜런 같은 1960,70년대 미국 팝송을 자주 불렀는데 유학도 안다녀온 사람이 영어발음을 미국식으로 너무 굴려서 내가 핀잔을 준 적이 있다” 고 기억하기도 했다.

5년정도의 검사생활을 마치고 현재 서초동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인 그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입문, 대선출마를 반대했다고 한다. “선배검사 윤석열을 보면서 사람이 옳곧기는 하지만 여리고 감성적인 측면이 강해 정치와는 안맞을 것 같았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번 미국 방문시 백악관에서 불렀던 ’아메리칸 파이‘에 대해 “평소 실력에 비해 많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아메리칸 파이도 그렇고 윤석열 대통령이 부르는 몇몇 팝송을 들었는데 음정과 발음이 그 자리에 있는 바이든 대통령 같은 미국 사람들이 아닌 한국 국민들을 의식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영어발음을 너무 굴리고 멜로디 또한 감성적으로만 부르기에 부담스러운 것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이번 백악관 노래는 역대 한국 대통령의 정상외교에서 찾아볼 수 없었던 장면을 연출, 정상외교의 재로운 지평을 열었고, 추후 대통령의 자질론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을 낳았다.

정치평론가인 홍경의 단국대 객원교수는 "그동안 국민들에게 익숙한 젊잖은 모습 뿐 아니라 필요할 때 마이크를 잡고 노래 한곡쯤은 할 수 있는  예능적 대통령의 자질 같은 요소가 후 대통령선거에서는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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