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저조했던 시기 관중석의 모습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저조했던 시기 관중석의 모습

 

 

프로야구 구단 롯데 자이언츠는 그동안, 종종, 새누리당자유한국당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과 비교되곤 했다.

1982년 프로야구 시작때부터 부산과 경남 등 PK지역을 연고로 해왔다는 점이 첫 번째 이유. 그리고 롯데그룹의 투자로 이대호처럼 몸값이 비싼 스타를 많이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20여년 동안, 우승은 커녕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적이 별로 없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온 때문이다.

현재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판·검사나 장·차관 같은 고위 공직자 출신 위주로 공천을 해온 보수정당은 몸집은 크지만 공격성이 떨어져서 국회에서 민주당과 붙기만 하면 판판히 깨지는 바람에 초식공룡으로 비유되곤 했다.

반면, 운동권 출신에 국회 보좌관이나 당직자로 경력을 쌓은 인사를 주로 공천을 해온 민주당은 투쟁성이 강한 육식공룡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동안 선수들의 연봉에 비해 매년 좋은 성적을 꾸준히 거둬온 키움 히어로즈나 두산베어스를 생각할 수 있다.

롯데자이언츠의 야구성적은 부산과 울산 등 PK지역의 민심을 좌우해왔다. 롯데 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래방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사직구장이 거대한 노래방이 된 것은, “됐나? 됐다!!!”로 표현되는 단순하면서도 흥이 넘치는 부산사람들의 특성 때문이다.

허구연 KBO 총재는 종종 롯데자이언츠가 매년 꾸준히 5위안에만 들었어도 한국 프로야구의 관중수가 30%는 증가했을 것이라고 말해왔다.

이렇게 롯데의 야구성적에 따라 도시의 분위기가 달라지는 부산에 최근 신바람이 불고 있다. 그동안 ‘1승 뒤 2연패’, ‘2, 3연패 뒤 1식의 경기내용을 보여주던 롯데 자이언츠가 최근 연승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 자이언츠는 지난 20일부터 28일까지 무려 7연승을 달렸다. 롯데가 7연승을 한 것은 3956, 11년만의 일이라고 한다.

만년 최하위 내지 꼴찌팀, 그래서 꼴데라는 별명까지 붙은 롯데자이언츠의 이같은 질주의 비결은 젊고 빠른 야수를 상위타선에 포진시키고 타 지역 팀에서 방출된 투수들을 불펜진으로 영입해 기동성과 뒷문을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오랫동안 롯데 자이언츠의 부진을 문화적 요인에 찾아야 한다고 지적해온 사람들은 ‘‘PK출신의 젊고 빠른 선수들을 수혈해 팀의 문화를 바꾼 것을 중요한 요인으로 꼽고 있다.

그동안 롯데 자이언츠는 부산에 있는 야구 명문, 경남고나 부산고 출신 비율이 그 어느팀 보다 높아 지역연고성이 강한 팀으로 꼽혀왔다. 한동안 롯데 자이언츠 주변에서는 경남고나 부산고 출신이 아니면 4번타자가 될 수 없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올 정도였다.

홍성흔 같은 수도권 출신 선수들이 트레이드 또는 FA로 롯데 자이언츠로 옮기면, 억센 사투리와 함께 이루어지는 그들만의 문화에 적응하느라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경남고 출신 롯데 자이언츠의 전설, 이대호 선수가 작년에 은퇴한 뒤, 올 시즌 롯데가 보여주는 질주의 배경에는 타팀에서 옮겨오거나 부산출신이 아닌 선수들이 있다.

두산에서 온 재일동포 안권수, 경기도 안산출신 황성빈. 서울 휘문고 출신 신인 김민석등이 그동안 찾아볼 수 없던 롯데 야구의 기동성을 갖췄다.

이에더해 광주 동성고 출신 특급 마무리투수 김원중, 기아에서 옮겨온 안치홍, 광주 출신으로 NC에서 온 노진혁, LG에서 온 포수 유강남 등이 그동안 롯데를 휩쓸던 PK출신 선후배 문화를 바꿔 놓았다.

롯데의 이같은 변화는 국민의힘이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롯데가 오랫동안 이대호 같은 PK 출신, 유명 선수 위주로 야구를 해온 것처럼, 국민의힘에 이르기까지 지금껏 보수정당 이 영입한 국회의원들의 스펙만 따지고 보면 민주당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하지만 판검사 고위 공직자 출신 엘리트집단 특유의 젊잖은 행태, 몸사리기는 민주당과 국회에서 붙으면 판판이 깨지는 원인이 됐다.

롯데의 경우처럼 이제 국민의힘도 젊고, 자유 민주주의 이념에 투철한 투쟁성 있는 재원 위주로 공천, 인물 수혈을 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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