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겸, 한겨레 기자 시절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이사장을 '마사지 센터장'으로 왜곡
교묘한 '왜곡보도'로 여론 호도해놓고 청와대 가더니 '정확한 보도' 운운하나

한겨레신문 출신의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최근 조선일보 및 TV조선의 북한 관련 보도를 비판하는 성명을 이례적으로 내놓은 가운데, 김 대변인의 과거 한겨레신문 기자 시절 '왜곡 보도'가 재조명되면서 후안무치(厚顔無恥)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김의겸 대변인은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일부 보도가 사실이 아니고 국익을 해친다'고 강도높게 비난했으며, "특종이라는 유혹 앞에 언론인의 책임감이 무릎을 꿇는 경우가 너무도 잦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변' 과정에서 당시 한겨레신문 기자였던 김 대변인은 교묘한 '왜곡보도'로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불러일으킨 주역 중 한 명이다.

2016년 9월 20일 김의겸 기자는 한겨레신문 1면톱 기사로 <대기업돈 299억 걷은 K스포츠 재단 이사장은 최순실 단골 마사지 센터장>이라는 제목의 이른바 '단독기사'로 최순실(개명 후 최서원)을 처음 등장시켰다. 최순실이 다닌 마사지센터 원장을 K스포츠재단 이사장에 앉혔다는 내용의 기사로 JTBC의 태블릿 보도보다 한 달 먼저 나온 기사다. '마사지'란 제목이 풍기는 묘한 뉘앙스로 최순실은 물론 그와 가까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증폭시키기에 충분했다. 문제의 기사는 김의겸 김창금 방준호 등 세 명의 기자가 공동작성한 것으로 돼 있고 이들 중 김의겸 기자의 이름이 가장 앞에 있어 그가 주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동춘 전 이사장은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체육교육과를 나와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박사 논문은 스포츠의학 분야다. 이후 난곡중학교 체육교사, 서울한사랑병원 운동처방과장, 건국대학교 한국건강영양연구소 책임연구원을 역임했다. 또한 서울대 체육교육과, 동덕여대, 인천대에서 강사로 가르쳤으며 호서대학교 사회체육학과 겸임교수, 재단법인 국민체력센터 운동처방실장 등을 지냈다.

'마사지 센터'라는 김의겸 기자의 기사 내용도 사실과 달랐다.

지난해 1월 정동춘 전 K스포츠 이사장은 국회청문회에 참석해 “마사지 센터가 아닌 운동기능회복센터”라고 밝혔다.

당시 국회청문회에서 바른정당 이혜훈 의원은 정동춘 이사장에게 “마사지샵을 운영한 적이 있냐”고 질문했고 정 이사장은 “마사지샵이 아닙니다”라며 “마사지 안했습니다, 확인된 사실입니까”라고 반문했다.

김의겸 기자는 ‘마사지’라는 단어가 풍기는 이미지를 이용해 스포츠와는 전혀 상관없는 ‘마사지업소 주인’, ‘최순실의 마사지사’를 K스포츠 이사장 자리에 앉힌 것처럼 만든 것이다.

그의 보도 이후 대부분의 언론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서라면 전혀 취재의 기본원칙도 지키지 않은 선정적 보도를 쏟아냈다. 세월호 당일 대통령 성형수술, 청와대 굿판, 태반주사, 마약에 취한 대통령, 비아그라 등의 기사와 논평이 그런 종류의 '저질 보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의겸 기자는 지난해 5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서도 정동춘 전 이사장을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센터장”이라고 지칭했다.

라디오에 출연한 김 전 기자는 “한 300억 원 가까운 큰 돈을 만지는 재단의 이사장인데. 그 사람이 제법 체육계에서 명망이 있는 사람이어야 될 텐데. 이력을 뒤져보니까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센터장밖에 안 되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 정관용> 꼬리를 밟은 게 바로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최순실이 다니던 단골 마사지센터. 

◆ 김의겸> 그곳의 센터장이었다. 그게 첫 보도였습니다. 9월 20일 자입니다. 

◇ 정관용> 그걸 어떻게 알게 됐어요?  

◆ 김의겸> 그건 처음에 추리죠. 한 300억 원 가까운 큰 돈을 만지는 재단의 이사장인데. 그 사람이 제법 체육계에서 명망이 있는 사람이어야 될 텐데. 이력을 뒤져보니까 스포츠마사지센터의 센터장밖에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뭔가 이상하다 하고 그 마사지센터 이름이 운동기능회복센터라고 하는 건데. 그 지도도 찾아보고 또 최순실의 살던 집을 찾아보니까 한 50m밖에 안 떨어진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겁니다. 그래서 이건 분명히 최순실이 단골로 다니던 마사지센터일 거다. 그러니까 이 사람을 그렇게 낙하산식으로 꽂은 것일 거다라고 하는 추정에서 취재를 시작한 겁니다. 그래서 또 결정적으로 증언을 들려주신 분이 계셔서...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2017년 5월 8일)

김의겸 기자의 기사에서는 다른 이력보다는 정 전 이사장을 “서울대학교 사범대 체육교육과 출신으로 <머리 마사지> <발을 자극하라, 허리가 좋아진다> 등 외국인이 쓴 스포츠마사지 책자를 번역한 이 분야 전문가”라며 ‘마사지’를 부각시켰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너뜨리는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김의겸 기자는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올해 2월 2일 6·13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의를 표명한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의 후임으로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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