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매출 작년 대비 반토막
1분기 전체 영업이익도 95.5% 급감
삼성전자가 글로벌 메모리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6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08년 4분기(-6900억원), 2009년 1분기(-7100억원) 연속 적자를 낸 이후 14년 만에 처음이다.
27일 삼성전자가 서초사옥에서 발표한 매출실적에 따르면 반도체 한파로 인해 전체적인 영업 이익도 640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5%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도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63조7454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8.1% 감소했다. 순이익은 1조5746억원으로 86.1% 줄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며 수요가 부진하고 재고가 늘며 가격이 하락하는 등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하며 사상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에서 무려 4조58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13조7300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동기(매출 26조8700억원, 영업이익 8조4500억원)와 비교하면 매출 반토막에 무려 13조원의 영업 이익이 날아갔다.
메모리반도체는 재고 자산 평가 손실의 영향 속에 재고가 높은 고객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 실적이 대폭 감소했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TV 등 주요 응용처의 수요 부진에 따라 시스템온칩(SoC), 센서,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 주요 제품의 수요가 줄며 실적 역시 하락했다. 파운드리 또한 글로벌 경기 침체에 고객사 재고 증가로 주문이 감소해 실적이 하락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1분기 매출 46조2200억원, 영업이익 4조21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스마트폰을 맡고 있는 모바일경험(MX)은 시장 역성장에도 갤럭시S23 시리즈 판매 호조로 전분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률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회복됐다. 프로세스 운영 효율화로 플래그십, A시리즈, 태블릿 모두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영상(VD)과 가전의 경우 VD는 TV 시장 위축에도 프리미엄 TV 판매에 주력, 전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모두 수익성이 개선됐다.그러나 생활가전에서 수요 부진과 비용 부담이 지속돼 영업 이익 또한 1900억원에 그쳤다.
디스플레이(SDC)는 매출 6조6100억원, 영업이익 780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 부문에서는 시장 위축으로 실적이 하락했으나 폴더블 모델 확대, 플래그십 판매 호조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시장 주도권을 유지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최악의 반도체 업황 속에서도 연구개발(R&D)에 사상 최대인 6조5800억원을 투자하고, 시설 투자에도 1분기 기준 최대 규모인 10조7000억원을 쏟아붓는 등 미래 준비를 위한 투자는 늘렸다. 특히 반도체에만 9조8000억원을 투입했다.
이와함께 글로벌 수요 회복 전망 속 점진적인 업황 회복을 기대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2분기 DS(반도체) 부문은 DDR5, LPDDR5x 등 하이엔드 제품 수요에 대응, 게이트올어라운드(GAA·Gate-All-Around) 2나노 등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고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은 스마트폰과 TV 신모델 판매 확대 등을 통해 견조한 수익성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임영웅 기자 weloveyou@pennm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