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 군함에서 발사되는 하푼 대함 미사일. 이는 함대함 미사일이다. [사진=연합뉴스]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견제하기 위해 지대함 하푼 미사일 400기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7일(현지시각) 전했다.

이 건에 대해서는 미국 의회가 이미 지난 2020년에 승인했는데 3년이 지나 최종 성사됐다.

대만은 이전에 보잉사에서 생산한 함대함 미사일을 구매한 적은 있지만, 미국 해군 항공 체계 사령부(US Naval Air Systems Command, NAVAIR)가 대만을 대신해 보잉사와 이동식 지대함 미사일 계약을 체결한 것은 처음이라고 루퍼트 해먼드 채임버스 미국·대만 상공회의소 회장이 밝혔음을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 7일 보잉사와 17억 달러(한화 약 2조 2450억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지만, 대만이 구매자라고 언급하지는 않았다.

마틴 마이너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하푼 미사일 최종 수령자가 대만인지의 여부에 대해서 밝히길 거부하면서도 "우리는 적절한 시기에 대만에 방위를 위한 장비를 제공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 밝혔다.

하푼 미사일 계약의 상세 내용은 마이클 맥콜 미 하원 외교위원회 의장을 비롯한 미 의회 의원들을 통해 알 수 있다.

하푼 미사일 구매는 19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의 대(對) 대만 무기 판매 계약의 일부에 불과한데, 맥콜 의장을 비롯한 미 의원들은 계약 성사 및 이행이 "밀려 있다(backlogged)"며 보다 서둘러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계약에 따르면 대만은 미국으로부터 하푼 미사일 외에도 F-16 블록70 전투기, MK-48 어뢰, M109A6 팔라딘 자주포, 스팅어 미사일 등을 구매하게 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하푼 미사일 판매가 지체되고 있는 상황을 두고 18일(현지시각) 하원 군사위원회에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군사위원회가 인도-태평양 지역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대만 문제도 활발히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지대함 하푼 미사일은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센터(Center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가 지난해 중국의 대만 침공을 가상해 실시한 워게임에서 해안 방어의 핵심으로 사용됐던 무기다.

전략국제센터의 마크 캔시안 분석가는 이에 대해 "지대함 하푼 미사일은 그 기동성과 대만 해협 전체를 사거리에 넣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중국의 침공군에 매우 효과적"이라고 했다. 또 "지대함 하푼 미사일은 미군이 대만에 주둔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감소시켜주기도 한다"라고도 했다. 

다만 캔시안 분석가는 "400기는 충분하지 않다"면서 "대만인들은 더 많은 미사일이 필요하다"라고 평가했다.

이번에 성사된 하푼 미사일 400기가 2029년 3월에서야 생산이 완료될 예정이란 것도 문제다. 일각에서 중국이 2-3년 내에 대만을 침공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2029년은 너무 늦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계약에 앞서 4억9800만 달러에 상당하는 계약이 지난해 3월 보잉사와 대만 간에 이뤄지기도 했다. 이는 이동식 수송 차량, 레이더, 훈련 장비 등 '해안 방어 체계'에 필요한 장비들에 관한 구매 계약이었다. 

인디펜던스급 연안전투함인 미국의 USS 코로나도에 장착된 함대함 하푼 미사일. [사진=블룸버그]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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