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2000년 조명록 이후 18년만에 美 방문 北 최고위급 인사
트럼프 “김영철이 뉴욕으로 오고 있다...내 편지에 대한 믿음직한 답장”
“김영철, 김정은 친서들고 뉴욕 간다”...조선일보 보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합성사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김영철(부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해, 금주중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합성사진.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보낸 성명에서 "김영철(부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해, 금주중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만난다"고 말했다(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29일(현지시간)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이번 주 뉴욕에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만날 계획이라고 공식 밝혔다. 김영철은 김정은의 친서를 들고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철은 2000년 10월 당시 조명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이후 18년만에 미국을 방문하는 북한 최고위급 인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북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미국 방문을 확인했다. 미 백악관과 국무부도 폼페이오 국무부장관이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과의 만남을 위해 30일(현지시간) 뉴욕으로 떠나 31일 복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는 북한과의 회담을 위해 훌륭한 팀을 꾸렸고 현재 미북회담과 그 이상에 관한 만남들이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김영철 북한 부위원장이 지금 뉴욕으로 오고 있다”며 “나의 편지에 대한 믿음직한 답장이다. 고맙다”고 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김영철 부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이번 주 후반에 만남을 갖는다”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지난 5월 24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편지를 보낸 이후 북한은 관여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은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으로 보이는 김정은과의 회담을 위해 적극적으로 준비를 계속하고 있다”고 했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의 회동 일정을 묻는 질문에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노어트 대변인은 “한반도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회담이 세 곳에서 동시에 열리고 있다”며 “세부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겠지만 지난 1년 혹은 6개월 전 상황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했다. 이어 “폼페이와 장관은 김영철과 3번째 만남을 갖는 것”이라며 “두 사람은 당연히 미국이 기대하는 것들이 무엇인지에 관한 많은 세부사항들에 대해 매우 깊은 대화를 나눴다”고 했다.

‘미국의 독자 제재 대상인 김영철이 어떻게 미국을 방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노어트 대변인은 “이런 형태의 공식 방문 등을 허락하는 관계 부처 간 절차가 있다”고 대답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미국은 자국법을 어기지 않도록 확실히 하고 있다”며 “(김영철의 방문에) 필요한 조치 등은 이미 이뤄졌을 것”이라고 했다. 미국 재무부는 2010년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 개발과 관련해 당시 정찰총국장이었던 김영철을 ‘특별지정 제재 대상’으로 지정했다.

조선일보는 30일 미북 협상에 정통한 서울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영철은 김정은의 특사 자격으로 친서를 들고 가는 것으로 안다”며 “김영철은 뉴욕에 이어 워싱턴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김영철은 29일 오전 최강일 북한 외무성 북미국 국장대행과 함께 북한 고려항공 JS151편으로 베이징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영철은 당초 30일 오후 1시(현지시간) 베이징발 뉴욕행 중국 국제항공편을 예약했으나 같은 날 오후 10시 35분 뉴욕행 국제항공평으로 바꾼 뒤 이를 다시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뉴욕 직항편이 아닌 경유편을 통해 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30일 오후(현지시간)부터 31일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은 채 김영철과 면담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일보는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김영철의 방미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 4월과 5월 두 차례 북한에 간 만큼 이번에는 북한 측이 미국에 오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얘기가 돼 이뤄졌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미국이 요구하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대해 김영철이 어떤 입장을 들고 오느냐에 따라 미북 정상회담의 최종 성사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백악관 샌더스 대변인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을 수행해 테네시주 내슈빌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초 예정대로 6월 12일에 미북 회담을 개최하는 것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샌더스 대변인은 “미북 회담이 어떤 이유로 인해 연기돼도 우리는 준비가 돼 있다”며 “미북 회담은 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가 그 방향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며 “(회담 개최에 대한) 결정을 내릴 유일한 사람은 대통령일 것”이라고 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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