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도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7일 오전 공개됐다.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의 의뢰로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06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는 33.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보다 2.8%포인트(p) 만큼 하락했다.
3월 1주차에 42.9%까지 올랐던 긍정 평가는 리얼미터 조사상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모양새다. 3월 5주차에 소폭 반등하긴 했으나(0.7%p) 이를 제외하곤 계속해서 소폭 하락하고 있다.
또 지난해 10월 3주의 32.9% 이후 최저치란 점에서도 대통령실과 여권 내의 위기 의식 제고가 필요하단 지적이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보다 2.4%p만큼 오른 63.4%였다.
긍정 평가는 세대별로는 70대 이상(2.1%p)에서 올랐고 직종별로는 가정주부(4.2%p), 학생(4.4%p)에서 올랐다.
부정평가는 세대별로는 60대(7.9%p), 30대(7.2%p), 50대(3.1%p)에서 상승했고 지역별로는 서울(6.5%p), 광주·전라(5.4%p), 대구·경북(3.1%p)에서 올랐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층(4.2%p), 진보층(2.6%p), 중도층(2.2%p) 모두에서 부정 평가가 올랐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이번 조사에 대해 "'대일 이슈'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미국 도·감청 의혹이 배턴을 이어받아 외교·안보 분야 이슈가 또 정국을 강타한 것으로 보인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어 "이슈를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의 '악의적 도청 없었다' 발언 등 한미간 발표 혼선이 국민 자존심과 우려를 증폭해 직격탄을 맞았다"란 말도 덧붙였다.
정당 지지도의 경우엔 국민의힘은 직전 조사보다 3.1%p 내린 33.9%를 기록했으며, 더불어민주당은 2.9%p 오른 48.8%를 기록했다.
이번 조사에서 양당간 지지율 격차는 14.9%p로 더 벌어졌다. 지난 조사에서는 8.9%p였다.
오차범위 내 격차(4%)를 한참이나 벗어났다는 점에서, 또 오차범위 밖 격차가 5주째 이어지게 됐단 점에서 여당의 경각심이 요구된단 지적이다.
배 수석전문위원은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최고위원들의 연이은 설화에 전광훈 목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의 설전까지 가세했고, 홍 시장에 대한 '당 상임고문 해촉' 논란까지 일어나 내부 갈등이 정점으로 치닫는 양상"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지지율에 대해서는 "도·감청 이슈와 국민의힘 내홍에 실망한 지지자들이 민주당에 모인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관련 증거 및 정황들이 속속 보도를 타 이번 주부터 '이재명 리스크'가 이정근에게로 옮아 붙을 것"이라 예측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였다. 조사는 무선 97%·유선 3%로 이뤄졌고 응답률은 3.0%였다.
보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