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美, 北비핵화 관련 韓에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라' 요청" 언급
與 비난 논평에 洪 "李도 가짜뉴스 공장장이냐…美 안믿는 文, 끼어드는 척만"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왼쪽부터)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와 이낙연 국무총리.(사진=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29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미국이 북핵 협상에서 빠지라고 했기 때문에 역할이 없다'는 자신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가짜뉴스"라고 반발하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한 말)도 가짜뉴스냐"고 응수했다.

홍준표 대표는 29일 강원도 원주 대한노인회 원주시지회에서 노인정책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에게 비핵화 협상에서 빠지라고 했는데 오늘 민주당이 (가짜뉴스라고) 논평을 냈는데 주장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대응했다. 

이낙연 총리도 최근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짚은 것이다. 다만 자신의 발언은 이 총리와 무관하게 별개의 '정보통'을 통한 것이라며 다방면에서 근거를 확보했다는 점을 시사했다.

최근 유럽 순방중인 이 총리는 지난 27일(영국 현지시간) 런던에서 특파원 및 수행기자단과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미국이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때부터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서는 한국이 너무 깊게 들어가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가 나서서 사태가 꼬일 수 있다는 문제도 있지만 미국에 핸들을 주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서 우리 정부가 발언을 자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비슷한 시점인 28일(한국시간) 오전 인천 남동구 소래어시장 방문 도중 기자들과 만나 "미국은 이미 북핵협상에서 문 대통령에게 빠지라고 했기 때문에 (문 대통령은) 역할이 없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이 역할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김정은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 협상이 잘 되면 자신이 역할을 한 것처럼 쇼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이 '북핵폐기'를 이야기하면 김정은이 만나주지도 않는다. 문 대통령은 (북핵폐기에 대해) 한마디도 못하고 할 수도 없다"고도 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은 29일 백혜련 대변인 논평을 통해 홍 대표의 이 발언을 거론한 뒤 "사실 부정과 허위사실까지 거리낌없이 주장하는 홍 대표는 가짜뉴스 공장장이냐"며 "레드라인을 넘는 발언"이라거나 "이렇게 배배 꼬인 정치인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치졸함과 옹졸함이 눈 뜨고는 못 봐줄 지경"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이와 관련 홍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 답변을 통해 "그럼 국무총리도 가짜뉴스 공장장인가"라며 "나는 어제 이 총리가 그런 말을 한지도 모른다"고 반박했다. '주장의 근거가 무엇이냐'는 물음에는 "설명하면 정보통들과 소통이 안 된다"며 "설명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홍 대표는 "미국은 문 대통령을 북한 편으로 보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이) 워싱턴 갔을 때부터 한미동맹을 기초로 북핵 문제를 풀지 않는다"며 "미국은 이미 (문 대통령을) 믿지 않으니 핵 폐기(논의)에서 빠지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미 북핵은 중국, 미국, 북한 3자 문제로 돼 있지 우리가 끼어들 틈이 전혀 없다. 끼어드는 척만 하는 것이다"며 "미국은 오히려 한국 끼어드는 게 부담이다. 혼선을 초래한다고. 그래서 운전자론이 아니고 방관자론"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에 대한) CVID를 얘기했을 때 (문 대통령이) 미국과의 문제라고 그랬다. 자기가 방관자라는 것"이라며 "그런데도 왜 (김정은과) 깜짝 회담을 했을까. 자기에게 역할이 있다고 국민들한테 쇼하기 위해서다. 그건 국가적 중대사를 쇼로 마무리하려고 한 것으로 옳지 않다. 그게 진솔한 정부의 태도가 아니다"고 질타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