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에 의한 조선인 소녀 강제연행’ 등과 관련해 소위 ‘성(性)노예제’ 주장을 총체적으로 부정한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소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고소당한 지 1년이 넘었지만 경찰 수사는 여전히 답보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시민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이하 ‘국민행동’)을 이끌고 있는 김병헌 국사교과서연구소 소장은 펜앤드마이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일본군 위안부’ 강제연행 피해사실을 호소해 온 이용수 씨에게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당한 사건에 대해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가 아무런 결정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991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라는 단체명으로 출범한 정의기억연대 등 7개 시민단체는 지난해 3월16일 김 소장 등 ‘국민행동’ 측 관계자 12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집회방해) 혐의로 수사해 달라고 서울 종로경찰서에 요청했다.

이와 별개로 일본군에 의한 강제연행 및 원치 않는 종군(從軍) 위안부 생활 사실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사실을 주장해 온 이용수 씨 역시 지난해 3월16일 김 소장 등 ‘여성가족부에 등록된 생활안정보호대상자 240명 중 강제연행 등 피해자는 단 한 사람도 없다’는 취지로 반(反)정의기억연대 활동을 해 온 ‘국민행동’ 측 관계자 5명을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일반적으로 사실관계 여부만 파악하면 되는 명예훼손 범죄는 그 수사 기간이 그리 길지 않다. 예컨대 지난 2020년 8월 자신이 좌파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클리앙’에 월간지 ‘맥심’(MAXIM)의 표지 사진을 올리지 않았다면서 조국 전(前) 법무부 장관이 관련 기사를 작성한 전(前) 펜앤드마이크 기자 박순종 씨를 고소한 사건은 박 씨가 경찰에 출두해 피의자 조사를 받은 지 80여일 만인 2020년 12월18일 검찰에 의한 공소 제기가 이뤄졌다.

하지만 해당 사건들을 수사 중인 서울 종로경찰서는 정의기역연대 및 이용수 씨의 고소 등이 이뤄진 시점으로부터 1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아무런 결정도 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 형사 절차 아래에서 경찰이 1차 수사를 한 후 피의자들에 대한 범죄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될 경우 사건을 검찰로 송치한다. 그 반대의 경우, 1차 수사 종결권이 있는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하게 된다. 김 소장 등이 입건된 사건에서 경찰은 송치 또는 불송치 결정 그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김 소장은 “경찰의 속내가 매우 복잡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송치를 해도 문제요, 불송치 결정을 내려도 문제가 될 것이라는 취지다.

김 소장은 “이제껏 내가 열어온 집회에서 나를 고소한 이용수 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아니라는 취지의 주장 모두 이 씨 증언에 바탕을 둔 것”이라며 “증언집과 텔레비전 방송 등에 출연해 ‘빨간 원피스와 가죽 구두를 받고서 좋다고 하고서 따라갔고, 대만에 도착하고 보니 나와 다른 소녀들을 데리고 간 그 남자가 바로 위안소 주인이었다’고 증언한 사람이 바로 이 씨 자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소장은 “경찰이 우리 사건을 검찰로 송치해서 재판이 벌어질 경우, 우리는 고소인인 이 씨가 제출한 고소장과 이 씨 또는 이 씨의 법률상 대리인에 의해 작성된 피해자 진술조서 일체에 대해 그 증거능력을 부인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형사소송법의 규정에 따라 이 씨가 법정에 나와야만 검찰은 고소장과 진술조서를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는데, 우리는 이 씨에게 이 씨가 이제껏 증언을 계속해 변경해 온 이유를 집중 추궁할 것이다. 필시 ‘세기의 구경거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소장은 “그렇다고 경찰은 불송치 결정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 경우 재판에 가지 않고도 이 씨가 지금껏 거짓말을 해 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라며 “결국 이번 사건으로 이 씨와 정의기억연대의 ‘성노예제’ 주장은 무너지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자신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이 씨에 대해 김 소장은 이 씨를 무고 혐의로 역(逆)고소했다.

김 소장은 이달 초 서울 종로경찰서에 출두해 피해자 조사를 마쳤다고 전했다.

펜앤드마이크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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