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혁신 보험 서비스로 내세운 ‘온라인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출시가 막바지 조율 중인 가운데 해당 서비스가 올 하반기 중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럴 경우 보험 소비자들은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에서 실손 의료보험과 자동차보험 등의 상품을 비교·추천받을 수 있게 된다.

온라인에서 예금이나 보험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2분기 이후에 예·적금 상품의 온라인 비교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사진은 2023년 금융위원회의 중점 정책 사항을 설명하는 김주현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온라인에서 예금이나 보험 상품을 비교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시범 운영을 거쳐 오는 2분기 이후에 예·적금 상품의 온라인 비교 서비스가 출시될 예정이다.사진은 2023년 금융위원회의 중점 정책 사항을 설명하는 김주현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인맥을 중심으로 보험 가입자를 모집해온 기존 보험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편의성이 증진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불완전 판매 위험성지 커진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과거 기득권의 반발로 인해 시장 진출이 좌초됐던 ‘타다 사태’와는 달리 혁신 서비스가 새롭게 시작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2의 타다 논란’을 극복한 셈이다.

금융위원회 5일 회의 열고 세부내용 조율...금주 중 발표할 듯

이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5일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플랫폼의 업무범위, 취급상품 종류, 소비자 보호와 공정경쟁 질서 확립 보완방안 등의 보험 비교·추천서비스의 세부내용을 논의했다. 금주 중에 세부내용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8월 금융위원회는 '플랫폼 금융서비스 활성화 방안'을 통과시키며 빅테크‧핀테크 기업들의 금융상품을 비교‧추천하는 서비스를 시범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해당 서비스가 시행될 경우, 보험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직접 상품을 비교해 선택할 수 있는 편의성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반면 중개수수료로 인해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의 주장이다.

빅테크와 핀테크의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하반기 등장 예상돼...45만 보험 설계사는 생존권 침해 우려

카카오, 네이버 등이 보험 중개 서비스를 시행할 경우, 보험 소비자들은 평소에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을 통해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간편하게 비교하거나 추천받아 가입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보험 소비자의 편익을 높인다는 서비스 취지에 집중해 보험업계,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 핀테크업계 등 이해관계자와 막판 조율 중이다.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는 하반기에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입자가 2천만명에 달하는 자동차보험 등 보험 상품을 온라인 플랫폼에서 손쉽게 비교하게 되면, 소비자 효용은 증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45만명에 달하는 보험 설계사들이 네이버, 카카오 등의 보험 중개 시행이 임박해지면서 생존권 위협을 앞세워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현재 금융 당국은 해당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해 일정 기간 시범 운영한 이후에 제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신상훈 금융위원회 보험 과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관련 토론회에서 "2년 단위의 혁신금융서비스로 시행하면서 기존 판매 채널에 영향을 주는 문제가 있다면 제도화가 안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현재 보험 상품 중개 업무를 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의 인허가가 필요하지만, 보험업법상 플랫폼 업체가 보험 대리점으로 직접 등록하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보험 가격 비교 서비스를 제공하고 중개수수료를 취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게 된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업체는 중개수수료로 이득을 얻지만, 국민은 중개수수료로 인해 보험료 상승이라는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 보험 설계사 측의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보험 소비자들은 “보험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판매수수료와 플랫폼 업체에 지급되는 중개수수료가 비슷하다고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편의성에 더 비중을 둘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전용 실손 의료보험 및 자동차보험 수수료율은 4%~5%대...보험 설계사 판매 수수료보다 낮아

플랫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는 보험사의 온라인 전용(CM) 실손의료보험 및 자동차보험, 1년 미만의 단기보험 등이 해당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의 플랫폼 지급 수수료율은 4%대에서 결정됐다. 여행자보험, 실손보험 등 나머지 보장성 보험 수수료율은 5%대 안팎으로 정리돼 최종안이 확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업계에서 보험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판매 수수료는 이보다 더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최근 보험사들은 디지털 전환을 목표로 해, 보험업의 온라인 채널이 더욱 강화되는 추세이다. 이런 상황에 수천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빅테크 플랫폼이 보험시장에 진출하면 소비자의 편익은 증대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24일 관련 토론회에서 허준범 핀테크산업협회 팀장은 "보험 플랫폼 산업은 그간 지적된 보험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결해 정보탐색 비용을 줄이고, 소비자 후생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맞춤화된 서비스로 정보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고 거래비용과 탐색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면 단점이 존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플랫폼업체는 보험상품을 '중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런 한정된 역할로 인해 불완전판매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고령층의 금융소외, 개인정보 오남용 등의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 3일 ‘네이버페이 보험금 청구’ 서비스 시작...어려운 보험 청구를 간편하게 대행

이런 지적에 맞서 네이버는 2가지 서비스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대폭 늘리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6월 말 ‘네이버페이 보험통합조회’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3일 ‘네이버페이 보험금 청구’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네이버페이 보험 화면. 오른쪽 아래에 ‘우리동네 무료보험’을 조회하면, 주민등록 주소지를 기준으로 지자체에서 자동으로 가입해주는 무료 보험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네이버페이 캡처]
네이버페이 보험 화면. 오른쪽 아래의 ‘우리동네 무료보험’을 조회하면, 주민등록 주소지를 기준으로 지자체에서 자동으로 가입해주는 무료 보험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네이버페이 캡처]

보험금 청구 서비스는 보험 소비자가 가입한 보험의 보장내용 중 보상받을 수 있는 혜택을 쉽게 확인하고 보험금을 간편하게 청구할 수 있게 돕는다. 기존보다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고 마이데이터와 연계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간편성’을 강화한 것이다. 귀찮기도 하고 번거롭기도 한 보험 청구에 혁신성이 도입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가입된 보험이 여러 개인 경우 청구 정보를 보험사 별로 일일이 입력할 필요없이 정보를 제출할 여러 보험사들을 동시에 선택해 한번에 청구하는 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제공한다. 현재 청구 가능한 보험사는 39개다.

청구 방식은 '사진 찍어 청구'와 '서류 없이 청구' 방식으로 나뉜다. '서류 없이 청구'는 별도 종이서류 제출 없이 서비스 화면 내에서 방문한 병·의원과 약국을 선택한 후 진료·조제 내역을 조회하고 즉시 청구할 수 있는 방식이다. 현재 이용 가능한 병·의원과 약국은 전국 4000여 곳이다.

마이데이터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 ‘네이버페이 내 자산’에 등록된 계좌 중 보험금 수령 계좌를 선택할 수 있으며 작은 보험금도 잊지 않고 청구할 수 있도록 병원·의원 및 약국에서 이용한 카드 결제 명세를 기반으로 알림을 보내 준다. 보험금 청구를 쉽고 간편하게 해준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호응이 기대된다.

조예나 네이버파이낸셜 보험 리더는 "향후 보험사와의 제휴를 통해 간편 청구할 수 있는 보험의 범주도 넓히는 등 보험 관련 개인화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보험통합조회'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보험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면, 이번 서비스는 사용자가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경험할 수 있는 사소한 번거로움을 해소해 작은 보험금이라도 최대한 간편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네이버페이 보험금 청구.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페이 보험금 청구. [사진=네이버파이낸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네이버파이낸셜의 보험통합조회 서비스, 15개 보장 영역에서 청구 가능한 액수 알려줘

‘보험금 청구’ 서비스에 앞서 네이버파이낸셜이 일반인을 대상으로 처음 내놓은 보험 관련 서비스는 '보험통합조회'이다. 가입돼 있지만 알지 못했던 보험을 찾아줄 뿐 아니라, 계약자 입장에서 보험 현황을 보여주는 '보장 요약'도 제공한다. 마이데이터를 통해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실손의료·암·뇌·심장·진단·수술·입원·통원·사망·후유장해·손해·기타 등 15개 보장 영역에서 청구할 수 있는 보험금 액수를 알려준다. 카카오페이·토스 등 경쟁사 서비스는 보장내용이 아니라 보험계약을 단위로 분석해 일일이 들어가 찾아봐야 해 불편한 반면, 상세하고 직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보험통합조회를 시작한 지 한 달여 만에 자기 보험을 네이버페이 앱에 등록한 사용자가 30만명을 돌파(지난해 8월 3일 기준)하는 등 호응이 높았다.

특히 '우리동네 무료보험'은 네이버에 등록한 주민등록상 주소지를 기준으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시민안전보험을 찾아주는 서비스이다. 재난·사고로 인한 주민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가 각 보험사, 한국지방재정공제회와 계약해 일괄 가입했지만 그 사실을 몰라 활용하는 사람이 드문 보험이다. 폭발, 화재, 대중교통 이용 중 사망·장해 등에 대해 수 천만원씩 보장해주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이 모르고 있던 내용을 알게 됐다는 점에서 호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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