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지난해 초안 작성한 문서 美의회에 전달

2017년 8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행진하는 미군[EPA=연합뉴스 자료사진]
2017년 8월 폴란드 수도 바르샤바에서 행진하는 미군[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폴란드가 미군이 영구 주둔하는 비용으로 20억달러(약 2조1천억원)를 기꺼이 쓸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가 나왔다.

폴란드 인터넷 매체인 오넷(Onet)이 '미군의 폴란드 영구주둔을 위한 제안'이라는 제목의 국방부 내부 문건을 입수해 관련 내용을 공개했다고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가 27일 보도했다.

문서는 미군의 폴란드 내 영구주둔에 대한 명확하고 분명한 필요성을 서술하고 있으며, 15억∼20억달러에 이르는 공동군사시설 조성 등 상당한 지원을 하고, 미군이 더욱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다는 점을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제안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합병하는 한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들에 계속 위협적인 행태를 보이자 나토 가입국인 폴란드가 안보 불안을 끊임없이 느끼면서 미국과 안보 관계를 공고히 하려는 조바심을 반영한 것이라고 폴리티코는 해석했다.

폴란드는 독일과 러시아 등 강대국에 둘러 쌓여 있어 한국과 비슷하게 자주 외적의 침략을 받은 역사가 있다.

이 문서는 지난해 여름 국방부 고위 관료들과 군 관료들이 초안을 작성했다. 이후 올해 완성돼 미국 정부와 의회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됐다.

문서에는 올해 날짜가 찍혀있고, 기밀로 분류되지는 않은 것이라고 폴란드 국방부는 확인했다. 미군 기지 위치 정보와 병원 등의 수용규모, 미군 가족들을 위한 학교와 체육관 등의 시설에 관한 정보도 담겼다.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들에게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며 자국 국방예산을 GDP(국내총생산)의 2%로 늘리라고 압박해왔다. 지난해 미국이 지출한 국방예산은 GDP의 3.6%인 반면, 독일의 국방예산은 1.13%에 그쳤다. 폴란드는 2015년부터 국방예산을 2% 이상으로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폴란드의 안보행보는 다른 나토 회원국들에게도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조준경 기자 calebca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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