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김정은이 소형핵탄두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28일 직경 50cm의 소형 핵탄두를 처음으로 공개해 국내의 우려와 동북아시아 역내 긴장이 더욱 높아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에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부여된 책무를 다하라"는 적반하장격 논평을 냈다. 이에 민주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북핵 개발에 '눈 가리고 아웅'했던 태도부터 반성해야 하며, 이제라도 여당 국민의힘과 대북 정책에 적극 공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날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한반도 안정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찾아볼 수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부여된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그러면서 "말뿐인 대북 독자 제재에서 한 적도 없는 퍼주기 중단 선언까지 어디에도 윤석열 정부의 대북 철학과 경륜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윤 정부를 비판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출범과 함께 6차 핵실험을 맞았지만, 치열한 외교적 노력을 통해 세 차례 남북 정상회담과 9·19 군사합의를 이끌어냈다"며 "윤석열 정부는 지금 그만큼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느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오히려 한반도의 긴장을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를 위한 명분으로 삼고 있는건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북한에겐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모험주의적 발상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면서 "군사적 도발을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나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북한의 소형핵탄두 공개 관련 민주당의 논평을 바라보는 시민들은 정반대의 평가를 내리고 있다. '북핵 위기'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는 민주당이 북핵 개발에 책임이 없는 윤석열 정부와 여당은 강하게 비판하면서, 정작 한반도 긴장의 제1유발자인 북한에 대해서는 심심한 비판만을 가하는 등 적반하장 식의 논평을 내놓았다는 것이다.

민주당의 북핵에 대한 '눈가리고 아웅'적 태도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 때부터 이어져왔다고 시민들은 보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중이던 지난 2001년 "북은 핵을 개발한 적도 없고 개발할 능력도 없다"며 "그래서 우리의 대북지원금이 핵개발로 악용된다는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유언비어다. 북이 핵을 개발했다거나 개발하고 있다는 거짓 유언비어를 퍼뜨리지 마라"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일 북한이 핵을 개발한다면) 내가 책임지겠다"란 말까지 했다. 시민들은 김 전 대통령이 근거없는 자신감에 기초해 북핵은 없을 거라고 말했다고 보고 있으며, 무엇을 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책임질 것인지 구체성이 결여된 발언이었다는 평가를 내리는 모양새다.

이에 더해 진정한 문제는 실재하는 북핵 위협을 '북한과의 대화'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이상론으로 해결하려 했던 문재인 정권의 행태였단 비판도 재차 제기된다. 문 전 대통령의 안일함이야말로 북핵 완성·탄두 소형화에 기여했단 것이다. 이에 따르면 문재인 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평화' '종전선언' 등 시의적절하지 않고 비현실적인 꿈을 꾸는 '몽상가'였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박 대변인의 논평에서도 알 수 있듯 문 정권의 북한에 대한 '치열한 외교적 노력'이 한반도 평화에 기여했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정작 북한의 김정은은 핵 고도화를 완성하기 위한 시간벌기용으로 한·미와의 대화에 나섰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또 김정은과 북한은 한국을 동등한 외교 대화의 상대로 보는 대신 미국과의 대화를 주선해주는 '뚜쟁이'로 치부하는 정황이 여러 곳에서 포착됐을 뿐만 아니라, 문 정권의 한국을 '호구' '돈줄' 정도로 낮잡아보기도 했다. 일례로 지난 2018년 9월 대통령 수행단 자격으로 방북했던 한국 기업인들에게 이선권 당시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은 "냉면으로 목구멍이 넘어가냐"는 건방진 발언을 일삼아 '북한에서 저런 소리나 들으러 방북한거냐' '굴욕적이다'란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문 정권의 대북 정책에 어느 정도 호응해줬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미국 정부도 철저히 문 전 대통령을 무시했다. 지난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을 방문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기 직전 문 전 대통령의 '끼어들기'를 철저히 차단했다. 문 전 대통령이 눈치없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동행하려 하자, 미국 측 관계자들이 문을 가차 없이 닫아버렸던 것이다. 이 해프닝은 현재 한국에서도 관객수 300만명을 넘긴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 비유돼 '트럼프의 문단속'으로까지 불리며 문 전 대통령의 수치로 남아 있다. 

지난 2019년 6월 30일 김정은을 만나기 위해 판문점에 입장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뒤를 따르려다 미국 측 관계자에 의해 제지되는 문재인 전 대통령. 현재 이 영상은 일본 애니메이션 '스즈메의 문단속'에 비유돼 '트럼프의 문단속'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그럼에도 '의지의 사나이'인 문 전 대통령은 이날 기어이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사이에 얼굴 들이밀기에 성공했고, 둘 옆에서 그의 전매특허인 인자한 웃음을 지어보였을 따름이다. 하지만 3년째에 접어든 현재 이 '평화쇼'가 남긴 건 아무 것도 없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그 특유의 '인자한 웃음'을 지어보이며 김정은과 트럼프 전 대통령 사이에 어떻게든 끼어드려 노력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이 문 정권의 '대북 외교 치적'을 어떻게 자평하든지 간에 북핵 위협은 실제로 존재하는 상황이며, 소형핵탄두 사진을 보게 된 한국 국민들은 "저 정도로 소형화 되었으니 주한미군 철수하면 그날로 끝이다" "저 핵으로 주한미군 철수 요구하면서 계속 도발할텐데, 민주당과 그 추종 세력들은 또 반일하면서 그에 호응할 것이다" 등의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태양과 바람이 나그네 옷 벗기기 시합하는 동화 내용 바꿔야 한다"며 "'햇볕을 열심히 쬔 나그네는 옷을 벗기는커녕 핵미사일을 만들었다. 그걸로 태양을 위협했다'라고 말이다"라는 웃지못할 농담을 하기도 한다. 김 전 대통령 때부터 민주당이 일관되게 추진했던 대북 '햇볕정책'이 소위 '핵볕정책'으로 전락했음을 조롱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 시민들은 민주당이 북한 관련 자신들의 과거 행적을 반성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안보에 있어서만큼은 국회 다수 의석으로 정부에 어깃장만 놓을 것이 아니라 여당과 '찰떡공조'를 보여주길 요구하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양당 정치 시스템인 미국은 지난 27일(현지시각)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박탈하는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서 찬성 415표, 반대 0표의 만장일치로 통과시킬 만큼 국익·안보에 있어서만큼은 한 목소리를 내는 경향을 보인다. 한국의 민주당 역시 '북한과의 대화' '종전선언' '평화' 등의 미몽에서 깨어나 한국의 안보가 경각에 달했다는 인식부터 제대로 하고, 이를 바탕으로 여당과 함께 북한에 강경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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