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은 불가침과 함께 '돈' 뜻해…현재 美가 WB·IMF 對北원조 최대 걸림돌"
싱가포르 협의엔 "진짜 정책을 北과 논의하는 것 같진 않다"…美北 판문점 접촉중

빅터 차 미국 CSIS 한국석좌

한때 주한미국대사로 내정됐던 대북문제 전문가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가 북한이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원하는 건 핵 포기가 아닌 핵보유국 인정을 노린 것이라고 관측했다.

차 석좌는 27일(현지시간) NBC방송의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에 출연해 "본질적인 면에서 중요한 문제는 '그들이 핵무기를 포기하겠는가'라는 것"이라며 "그러나 불행히도 대답은 '아니오'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미국과의 평화협정을 원한다"며 "이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것을 합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평화협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을 보장하는 동시에 돈을 뜻한다"며 "미국이 북한에 자금을 지원하기 때문이 아니라 미국이 현재 세계은행(WB)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북한 원조에 가장 큰 걸림돌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어떤 것이 미북정상회담의 걸림돌이 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중국·존 볼턴 등은) 부수적인 문제일 뿐이고, 솔직히 말하자면 회담 문제를 지연시키는 것은 단지 구체적인 실행조건(logistics)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차 석좌는 "대통령을 1만마일 떨어진 싱가포르에 보내기에 앞서 미리 협상을 많이 해야 한다"며 사전 실무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28일 선발대를 이끌고 싱가포르에 당도할 조셉 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을 "이와 관련한 핵심 인물"이라고 밝히면서도 "하지만 해긴 팀은 실행 계획을 조정할 뿐 정책과 관련한 일을 하는 이들은 아니다. 지금 당장은 정상회담에서 나올 진짜 정책을 북한과 논의하고 있는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미 행정부에선 주한미국대사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을 지낸 성 김 주필리핀 대사가 이끄는 별도의 팀이 판문점 북한 측 지역 통일각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을 상대로 미북정상회담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북간 실무협의는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투트랙'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미국팀이 김정은과 나의 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북한에 도착했다"면서 "난 언젠가 북한이 경제 강국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썼다.

미 국무부도 "미국 정부 대표단이 판문점에서 북한 당국자들과 회담을 하고 있다"며 "우리는 대통령과 김정은간의 만남을 계속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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