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차기 KT 대표이사로 확정됐던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사퇴 의사를 밝힌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윤 사장은 전날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사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후보로 공식 내정된 지 16일만이다.

다만 이사진은 윤 후보에게 "회사를 생각해야 한다"며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사진은 하루가 지난 상황에서도 윤 후보가 31일로 예정된 정기 주주 총회까지 버텨야 한다면서 사퇴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KT 역시 윤 후보가 공식적으로 사의를 밝히지 않았다며 내부적으로 확인 중이라고만 밝힌 상태다.

윤 후보는 구현모 대표이사와 더불어 KT의 '이익 카르텔'의 핵심 구성원으로 지목돼 여당의 비판과 반발을 받고 있는 상태다. 이 점이 대표이사 최종후보 사퇴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풀이된다.

지난 2일 국회 과학기술방송위원회 소속 권성동·박성중 의원 등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구현모 대표는 친형의 회사인 에어플러그를 인수한 현대차그룹에 지급 보증을 서주는 등 업무상 배임 의혹이 있고, 이번 후보 4명 중 한 명인 당시 현대차 윤경림 부사장은 이를 성사시킨 공을 인정받아 구현모 체제 KT 사장으로 21년 9월 합류했다는 구설수도 있다"며 "특히 윤경림 사장은 현재 대표 선임 업무를 하고 있는 이사회의 현직 멤버로 심판이 선수로 뛰고 있는 격으로 출마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KT 이사회는 이를 무시하고 윤경림 사장을 후보군에 넣어 그들만의 이익카르텔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윤 사장에게는 구 대표와 관련된 의혹 외에도 대표이사 선정을 위해 불법 선거운동에 해당하는 주주총회 위임장 작업을 이사회 주도로 하고, 정부와 여당의 비판을 무마하고 이권 카르텔을 유지하기 위해 친윤으로 알려진 인사들을 사외이사 및 자회사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등의 혐의도 있다.

이에 더해 KT 메인 서버의 압수수색을 무효화하고자 프록시 서버 및 프록시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등의 증거인멸 행위가 KT 현직 임원들에 의해 이뤄지고 있는 정황도 포착돼 검찰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혐의들은 이미 이달 초부터 본지가 여러 차례에 걸쳐 보도한 바 있다.

한편 윤 후보가 사의를 공식적으로 발표하더라도 이번달 말 KT 주총은 예정대로 열릴 전망이다.

윤 사장과 관련된 혐의들에 대해서는 위의 관련기사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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