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일본 도쿄의 외무성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과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이 회담 직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에게 한일관계가 건강하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일 양측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23일 오전 일본 도쿄의 외무성에서 하야시 외무상과 회담 중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그동안 자리 잡지 못한 한일관계가 다시 제자리를 잡게 된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이어 "그러나 단지 자리를 잡은 것을 넘어서 한일관계가 건강하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한일 양국) 정부의 모든 사람이 노력할 부분이 있다"면서 "그런 점에서 정상회담 이후 처음으로 일본을 방문하는 장관이 돼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정상회담에서 '고독한 미식가(한국에서 인기 있는 일본 드라마)' 이야기가 나왔다고 들었다"면서 "사실은 통일부 장관은 고독한 장관이다. 카운터파트(상대)가 있는 나라가 거의 없다"고 말하기도 해 일본 측의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통일부 장관이 다루는 북한 문제, 비핵화 문제, 북한 인권 문제는 더 이상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특히 가장 가까운 나라, 앞으로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일본, 일본 외무성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권 장관은 회담에 본격 돌입하기 전 하야시 외무상에게 "(일본 야구 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 우승 축하드린다. 한편으로 부럽다"는 인삿말을 건넸다.

한편 하야시 외무상은 "지난주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방문이 큰 성공을 거뒀다"며 "다시 한번 한일 관계 개선을 향한 윤 대통령의 리더십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모두발언에서 말했다.

이어 "정상회담에선 충실한 논의를 통해 정부 간 의사소통을 한층 원활히 해 나가는 것에 합의했다"면서 "오늘 남북 관계를 관장하는 장관과 북한 대응에 관해 기탄없는 의견교환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두 장관의 회담은 약 40분 동안 진행됐다. 이 회담에선 최근 북한 정세와 더불어 한일의 대북 정책 공조와 일본 납북자 문제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장관은 회담 후 기자단에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 우리 카운터 파트가 외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 외무성과 같이 일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니 같이 협력해서 한반도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한반도 문제가 더 이상 남북한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문제이므로 가장 가까운 나라인 일본이 이 문제에서도 같이 협력하자고 이야기했고 그 부분에선 (일본 측도) 흔쾌히 동의했다"고 말했다.

권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핵심 사안으로 논의된 것이 무엇이냐'는 기자의 질문엔 "납치자 문제도 같이 하는 것이고 여러가지 북한과 관련해서 정세에 대해 공유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하자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모두발언 때 (권 장관이) 언급한 건강한 한일관계 발전을 위해 한일 양측이 어떤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란 기자의 질문엔 "새롭게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비로소 제자리에 왔다"면서 "제자리에 올라온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거기서 앞으로 더 나가기 위해서는 더욱더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말했다고 밝혔다.

권 장관은 그러면서 "나무를 심을 때도 단순히 파서 심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잘 키우기 위해선 물도 주고 같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니겠냐"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한일관계에서) 건강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엔 "더 건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대답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하야시 외무상은 권 장관에 일본인 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협력을 요청했고 권 장관은 이에 지지를 표명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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