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강상수 페이스북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2달여만에 지하철 출퇴근 시민을 인질 삼는 방식의 지하철 무단 점거 시위를 재개했다. 야당 일각에선 전장연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정부를 탓하며 은근슬쩍 힘을 실어주고 있고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정치인들은 전장연을 찾아가 손을 맞잡으며 '일단 달래고 보자' 식의 대처를 보여주고 있다. 출퇴근하는 서울경기 수도권 일대의 시민들은 지속되는 전장연의 지하철 무단 점거 시위에 큰 고통을 겪고 있다. 분노치는 쌓여가고 사회적 갈등만 곪아터져 나오는 가운데 한 장애인이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혐오가 생기셨다고 한다"며 "모두가 안전한 내일을 위해 전장연은 지금 즉시 폭주를 멈춰주기를 바란다"는 입장문을 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전장연의 지하철 무단 점거 시위를 막아줄 것을 공개 요청하는 글이기도 한데 오 시장이 이에 직접 응답하면서 덩달아 화제가 되고 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이하 전문

저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저는 지하철을 이용할 때 역 직원분들의 감사한 도움을 많이 받습니다.
출발하는 역에서 직원 호출을 누르면 직원이 나오셔서 저를 지하철 승강장 스크린도어 출입문까지 안내해 주시고 도착할 역(환승역 포함)에
“00역 00방면 0000열차 0-0칸에 시각장애인 탑승하십니다.”
라고 연락을 해주십니다.
환승역이 있는 경우를 설명하면 연락을 받은 환승역 직원은 약속된 자리에서 저를 픽업해 주시고
환승할 열차 승강장까지 안내해 주십니다.
이때 또다시 도착역에 
““00 역 00 방면 0000 열차 0-0 칸에 시각장애인 탑승하십니다.”
라고 연락을 취해주십니다.
이동하는 열차 내에서 시민분들의 자리양보를 받기도 합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도착역에 도착하면 저는
이전 출발역 혹은 환승역에서 연락을 받고 나와주신 역직원분의 도움을 받아
원하는 출구를 찾습니다.
그런데 종종 이러한 서비스가 정확하게 맞물리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환승을 해야 하는데, 출구를 찾아 빨리 이동해야 하는데
직원분이 나오시지 않으면 저는
몹시 당황을 하고 마음이 불편해지지만
그렇다고 화풀이를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시각장애인 안내 서비스는 서울지하철 모든 역사에서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그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받지 못했다고 제가 지하철을 막고 드러누우면 어떻게 될까요?
그래도 될까요?
안 되는 일입니다.
저는 조용히 교통공사에 민원을 넣는 방법으로 얼마든지 시민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지하철 내에서 보이지 않는 자리를 양보해 주시는 시민들께서 이제 더이상 제게 자리를 안내해 주시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장연의 지하철 시위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혐오가 생기셨다고 합니다.
직원이 나오지 않으면 저를 흔쾌히 안내하여 환승위치나 출구로 데려다주시던 시민분들이
화가 많이 나셨습니다.
이런데도 지하철 시위를 해야 할까요?
함께 산다는 게 무엇일까요?
나를 기다려준 누군가가 있다면 나도 누군가를 기다려주는 것
내가 원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누군가의 일상에 훈수를 놓지 않는 것
우대 받기만을 바라는 것이 아닌 사회의 흐름 속에 함께 버무려져 사는 것이 아닐까요?
내일부터
전장연의 지하철 불법 점거 시위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님,
경찰 당국과 교통공사 임직원 여러분!
부디 내일의 불법 점거 시위를 막아주시기를 탄원합니다.
죽어가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살려 주십시오.
시들어 가는 이웃을 향한 순수한 사랑이 다시 꽃필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십시오.
지하철은 선로 위에서 전기로 움직이는 안전성이 최우선되어야 하는 교통수단입니다.
저들의 철제 사다리를 막아주시고
1박2일 유역사내 유숙을 막아 주십시오. 허가되지 않은 온열기구 등의 사용으로 화재의 위험 또한 있습니다.
투쟁가님들의 노력으로 우리 사회가 이만큼 발전했다는 것 인정합니다.
그러나 또한 수많은 교육활동가님들의 노력으로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었기에
오늘도 엘리베이터 공사를 하고 점자블록을 까는 것입니다.
모두가 안전한 내일을 위해
전장연은 지금 즉시
폭주를 멈춰주기를 바랍니다.
2023. 3. 22
피아노치고 이야기하는 수야 드림
#전장연  #지하철운행방해  #규탄한다  #오세훈서울시장님 #경찰 #서울교통공사 #일해주세요 #강상수 #피아노치고이야기하는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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