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비공식 회동으로 2박3일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 브누코보 제2공항에 도착해 첫 일정으로 크렘린궁을 찾아 푸틴 대통령과 만났다. 중국과 러시아는 함께 세계 질서를 지키겠다며 한목소리를 냈다. 시 주석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2019년 6월 이후 3년 9개월 만이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발발한 이후로는 처음이다.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의 3연임을 축하하며 시 주석을 "친애하는 친구"라고 불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시 주석의 노고가 높이 평가됐다. 중국이 지난 수년간 급속히 발전한 데 대해 세계가 주목하고 있고 심지어 러시아도 부러워한다"며 "시 주석의 지도력 하에 중국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있어서도 중국의 협력을 기대하며 "중국은 대부분 국제 이슈에 있어서 공정하고 균형 잡힌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다시 찾게 돼 매우 기쁘다. 러시아는 중국 국가주석으로 재차 선출된 뒤 처음으로 방문한 나라"라며 "양국이 같거나 비슷한 목표를 공유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우리는 각국의 번영을 위해 노력했고, 우리의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우리는 포괄적 전략적 협력의 파트너로, 이는 양국이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의 지도 하에 상당한 국가 발전을 이뤘다. 2024년 대선에서 러시아 국민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화답했다.

비공개 회동은 4시간 반 동안 진행됐다. 크렘린궁은 만찬 메뉴로 태평양 해산물 플래터와 체리 소스를 곁들인 사슴고기, 철갑상어 수프,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방의 파블로바 와인 등이 제공됐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유엔 중심의 국제 체제를 단호히 수호하고,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에 기반한 국제관계 규범과 국제법을 토대로 한 세계 질서를 수호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세계의 다극화, 국제관계의 민주화도 촉진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앞서 두 정상은 이날 오전 각국 주요 매체 기고문을 통해 "패권, 패도, 괴롭힘 행태의 해악이 심각하다", "미국의 지령에 굴복하지 않는 모든 나라를 억제하려 하는 행태가 갈수록 횡행하고 있다" 등의 메시지를 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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