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이 결집해야 한다'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진위가 불분명한 발언을 전해 당내 논란이 커진 데 대해 여당인 국민의힘에서 문 전 대통령이 자중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0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지난 17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한 방송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오갔던 발언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이 민주당에 이재명 대표 외 대안이 없다고 발언했다는 것"이라며 "사실이라면 전직 대통령까지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에 동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잊혀진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으면서도, 퇴임 이후 행보는 정반대였다"며 "자기변명식 독후감 쓰기, 반려견 파양 논란 후 보여주기식 반려견 장례식, 민주당 인사들과의 릴레이 면담 등 본인의 일상 자체를 중계하다시피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트루문쇼'를 방불케 한다"며 "이러한 행보의 본질은 권력 유지이다. 지지층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존재감을 확보하고, 그 존재감을 기반으로 민주당을 쥐고 흔든다. 이재명 대표를 위한 역성이 바로 그 증거"라고 비판했다.

권 의원은 "역대 전직 대통령 중 문 대통령처럼 자기 정치를 했던 지도자는 없었다"며 "퇴임 대통령이 거대야당 섭정 노릇을 해서야 되겠나? 책방 냈다고 광고하면서 사림의 거두를 흉내 내더니, 이제는 '양산대원군'까지 하시려고 하나?"라고 반문했다.

권 의원은 "문 전 대통령은 나라를 망친 책임이 무겁다"면서 "부디 자중하면서, 법의 심판과 역사의 평가를 기다리시길 바란다"고 했다.

지난 10일 박 전 원장은 경남 양산시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났다. 이후 박 전 원장은 17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최근 만난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지금 현재 민주당이 총단합해서…. 잘 해야 하는데 그렇게 나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 외에 대안도 없으면서 무슨, 그 정도 얘기하셨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같은날 CBS 라디오에서 "그런 얘기를 설사 문 전 대통령하고 박 전 원장 사이에 얘기를 했어도 그거는 대외적으로 얘기할 일이 아니다"라며 "저희한테는 '문재인 대통령의 뜻이니 아무 소리 마라'고 들리는데 저희들이 수용하겠나, 더 모욕적"이라고 반발했다. 문 전 대통령 사저를 다녀온 박용진 민주당 의원도 20일 오전 CBS 라디오에서 "전직 대통령은 국가 통합 상징이라 생각하고, 그분의 말씀을 격려와 조언 정도로 듣고 말아야지"라며 "그걸 갖고 당내 갈등 소재로 소환시켜서 이리 해석하고 저리 해석하는 거에 대해 별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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