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옆에는 박홍근 원내대표. 뒤의 백드롭에는 신영복 글씨체가 보인다. 2023.3.20(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옆에는 박홍근 원내대표. 뒤의 백드롭에는 신영복 글씨체가 보인다. 2023.3.20(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정부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연일 날선 어조로 비판에 나선 가운데, 어김없이 간첩전력을 가진 故신영복 교수의 글씨체를 내세워 대여(對與) 투쟁을 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대한민국 국기가 과거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되어 무기징역을 살았던 인물의 흔적과 함께 원내 야당 최고위원회의 백드롭에 버젓이 걸려있어 국가관 논란도 자초한 모양새가 빚어진 것(관련 기사 : [탐사기획] 대한민국 전역의 文 우상 신영복 '글씨체(體)'···집중 추적 내막 공개).

민주당은 20일 오전 9시30분 국회에서 당 최고위원회의를 소집했다. 이 자리에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비롯하여 박홍근 원내대표, 최고위원인 고민정·박찬대·정청래 의원 등 지도부 인사들이 모두 모였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자리 바로 뒤 배경사진에는 대한민국 국기와 함께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지 말라!'는 문구가 나란히 내걸렸다. 이를 당의 메시지를 한번에 전하기 위한 배경사진(실물 현수막 형태)으로, 그간 여야 모두 역대로 어떤 백드롭을 쓰느냐에 대한 정치적 메시지를 만드는 데에 상당한 노력을 해왔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백드롭에 어떤 메시지를 실을 것인지는 매번 사안의 위중성에 따라 다르게 작용해 왔다. 정치권의 하루 일과 시작이 당의 조간 회의인 만큼, 모든 언론이 집중하고 있는 와중에 당의 메시지를 가장 빠르고 명확하게 보일 수 있는 만큼 심혈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는 공보업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당의 백드롭은 통상 17세기 후반기 극장의 무대 장식 용으로 처음 등장했다. 색깔과 문구, 사진 등으로 당의 메시지를 전하는 만큼 사안에 따라 어떤 문구를 쓸 것인지, 어떤 이미지가 필요한 것인지를 두고 당의 공보라인 전체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일례로 과거 모 정당에서는 백드롭에 사건사고에 대한 이미지형상을 실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아 징계성조치가 이뤄진 바 있다.

그런데, 이번 민주당의 백드롭에는 대한민국 국기를 걸어둔 바, 국가관과 역사관을 강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오히려 故신영복 교수의 글씨체로 메시지를 문구화한 장면이 포착됐다. 신영복 교수는 과거 1968년 통일혁명당의 중간책으로 보안당국에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적발돼 대법원으로부터 형이 확정, 20여년간 복역한 인물이다(관련 기사 : [탐사기획 그 後] 통혁당 13년 복역한 한명숙 남편 박성준, 결국 '무죄'···간첩사건,다 뒤집어지나).

그의 글씨체가 민주당에 등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2020년 6월 6.15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회 등 당의 행사에도 등장하였고 지난 1월1일 당 신년인사회에서도 등장했다. 모두 신영복 글씨체가 포착됐다가 2개월만인 지난 17일 오전 당 회의에서도 다시금 등장했다. 그러다 해당 문구가 실린 당 백드롭은 걷어지지 않았고 20일 오전 그대로 언론에 노출됐다(관련 기사 : 대한민국 국기를 간첩전력자 흔적과 같이 내건 민주당?···세상에 이럴수가).

한편,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윤석열 정부의 외교에 대해 "대통령실의 책임을 따져묻겠다"라면서 "민주당은 오늘(20일), 국회 운영위원회 소집을 요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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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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