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1일 오후 서울시청 본청 후문 앞에 강남구 청담동 주민 중년 남성이 쓰러졌다. 이 남성을 포함한 청담동 주민 10여명은 이날 "GTX-A 청담동 구간을 올림픽대로를 따라가는 식으로 변경하라"고 요구하며 시청 진입을 시도하다가 청원경찰에 가로막혔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청을 찾아가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 사업 반대 시위까지 벌인 서울 강남구 청담동 주민들이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GTX-A는 경기 파주 운정역에서 서울 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역까지 82.1km를 잇는 노선이다. 

1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김순열 부장판사)는 청담동 주민 247명이 국토교통부 장관을 상대로 'GTX-A 노선 민간투자사업 실시계획 승인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소송 대표 주민 17명이 항소하지 않음에 따라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국토부는 2018년 말 파주 연다산동에서 서울 강남구 삼성동까지 약 46㎞ 구간을 잇는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착공 이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대해 청담동 주민들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A노선(GTX-A)의 청담동 구간인 24 작업구 굴착은 불허돼야 하며 올림픽대로를 따라가는 대안 노선으로 변경돼야 한다"고 반발했다.

청담동 주민들은 "GTX-A 청담동 구간은 지반 침하로 인한 주택 붕괴 위험성이 아주 높은 지역에 열차 터널을 계획해 하자가 있다"며 "올림픽대로 대안 노선은 상부에 주택이 없으므로 발파 공법을 시행해도 민간 피해는 없고 주택 밑을 발파하는 현 노선보다 민원에 시달리지 않으면서 원활하게 공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재판에서 국토부가 주민 의견을 충분히 듣지 않았고, 사업 구간을 결정할 때 안전성, 소음, 진동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분석하지 않았다며 계획 승인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절차적·실체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는 이해 관계자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사업계획서 등 서류를 관할 구청에 보냈고, 구청은 청담동 노선이 통과하는 지역의 토지 소유자들에게 등기우편 등으로 의견청취절차를 공고했다"며 "정부는 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따른 소음·진동 저감방안을 수립해 계획에 반영했고 그 측정 결과가 법적 허용기준 범위 내에 있었다"고 했다.

아울러 "사업시행자는 계획 승인신청서에 전체 노반 분야에 대한 실시설계도서를 첨부했다"며 "국토부가 구체적인 검토 없이 계획을 승인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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