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공영노조가 ‘외교참사’라는 말까지 나온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한 KBS 보도는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KBS 공영 노동조합(성창경 위원장)은 26일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은 보도하지 않고 오로지 ‘잘 될 것이다’는 식의 보도를 이어갔다”며 “참 부끄러운 보도였다”고 비판했다. 한미정상회담이 내용은 물론 형식에 있어서 누가 봐도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됐음에도 이에 대해선 제대로 보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성명서는 “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진행과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 대한 통역 거부, 거기다 20분 정도로 할애한 한미 정상 회담, 통역을 제외하면 10분 정도였고, 두 정상이 똑같이 발언했다 고 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발언은 5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다음 방송한 5월25일자 뉴스에 대해서도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취소가 톱뉴스가 되어야 할 텐데 <KBS뉴스9>은 '북한 김계관이 회담을 재개하고 싶다는 내용의 담화'부터 보도했다”며 “이런 보도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또 정상회담 현장을 취재한 한국 기자들에 대해서도 낙제점을 매겼다. 성명서는 “현장에서 한국기자들은 질문도 제대로 하지 못한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도 잘못 알아들었으니 '외교참사'에 이어 '보도참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이하 KBS 공영노조 성명서 전문

(KBS공영노조 성명서) 한미 정상회담 뉴스, 왜곡 하지 말라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놓고 여론이 비등하다.

회담 내용도 내용이지만 형식은, 누가 봐도 국제적인 웃음거리가 되다시피 했다. 그리고 다음날 이어 나온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인 미북정상회담 취소 선언으로 국민들은 적지 않는 충격을 받았다.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을 대화의 상대가 아니라고 여길 정도로 푸대접은 물론, 심지어 조롱했다는 여론이 비등했다.

기자회견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진행과 문재인 대통령 발언에 대한 통역 거부, 거기다 20분 정도로 할애한 한미 정상 회담, 통역을 제외하면 10분 정도였고, 두 정상이 똑같이 발언했다 고 해도 문재인 대통령이 한 발언은 5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런 상황을 전해들은 국민들은 놀랄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그 어느 누구도 미국에서 이런 대접을 받은 것을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10대 경제대국이라며 자부해온 한국 대통령이 받는 대우가, 처참한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외교참사라는 말이 나왔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표 공영방송인 <KBS뉴스9>에서는 이런 내용을 볼 수 없었다. 한미정상회담이 열렸던 날의 <KBS뉴스9>는 '파행'으로 끝난 정상회담이 부담스러 웠던지 톱뉴스를 정상회담이 아니라 '남측기자의 북한 풍계리 핵시설 폭파현장 합류'였다.

이어 나온 정상회담 소식도 " 한미 정상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라고 보도했다.

이어 " ...그 동안 나라 안팎에서 제기되었던 북미 정상회담을 둘러싼 의구심을 일정 정도 씻어낼 계기가 됐다는 게 청와대의 평가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문제점 등은 보도하지 않고 오로지 잘 '될 것이다'라는 식의 보도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멘트에 대해 A+점수를 준다는 것을 한국기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A+를 준다고 오역해 보도하기도 했다.

참 부끄러운 보도였다. 현장에서 한국기자들은 질문도 제대로 하지 못한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도 잘못 알아들었으니 '외교참사'에 이어 '보도참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다음 방송한 5월 25일자 <KBS뉴스9>는 더 가관이다.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취소가 톱뉴스가 되어야 할 텐데 <KBS뉴스9>은 '북한 김계관이 회담을 재개하고 싶다는 내용의 담화'부터 보도했다. 또 북한이 '벼랑끝 전술 대신에 차분하게 대응했다'는 내용의 뉴스를 내보냈다. 그 뒤에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취소 발표'를 보도한 것이다.

단순 편집을 보더라도 미국의 발표보다 북한의 대응을 더 중요하게 다룬 것이다.

이런 보도는 현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가.

이러고도 국민의 대표방송, 대표뉴스라고 할 수 있는가.

북한 핵문제가 한반도를 격랑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상회담 취소와 재개 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급박한 상황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왜곡되지 않는, 사실 그대로의 뉴스이다.

공영방송 KBS는 사실을 호도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도하라.

국민들도 이제는 외신을 보고 읽는다. 함부로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2018년 5월 26일 KBS공영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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