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커스(AUKUS) 동맹을 맺은 미국과 영국, 호주 3국 정상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군사 협력 강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데 뜻을 모았다. 오커스는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하겠다는 호전적 의사를 밝힐 정도로 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여념이 없는 중국을 겨냥한 대(對)중국 안보협의체이다.

세 정상은 13일(현지시간) 오커스 정상회담을 마친 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포인트 로마 해군기지에서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인 미주리호 등을 배경으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다. 미국이 호주에 공급하기로 한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앞에서 의도적으로 공동기자회견을 마련한 것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향후 수십년간 평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역사적인 변곡점에 서 있다"며 "미국은 2030년대초에 호주에 3척의 버지니아급 잠수함을 판매할 것이며 필요시 추가로 2척을 더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이 태평양 국가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태평양 국가라고 말한다"면서 "미국은 수십년간 태평양에서 안정을 지켜왔고 아세안부터 중국까지 역내 수많은 국가가 그 혜택을 누렸다"고 말했다.

또 "국제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는 상황에서 오커스의 최우선 목표는 인도·태평양의 안정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이 첫 프로젝트는 시작일뿐이며 더 많은 파트너십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는 "호주 정부는 국방에 투자할 결의가 돼 있다"며 "미국이 핵 추진 기술을 공유하는 것은 지난 65년 내 처음이자 이번이 두 번째"라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면서 중국을 겨냥해 "우리는 모든 국가의 주권이 존중되고 모든 개인의 존엄성이 유지되는 세계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면서 "이는 모든 국가가 강압 없이 자국의 주권적 이익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세계"라고 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지난 18개월간 우리가 직면한 도전은 더 커지기만 했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국의 점증하는 강압적 행동, 이란과 북한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동은 위험과 혼란, 분열로 규정되는 세계를 만들 수 있다는 위협"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잠수함을 함께 건조할 뿐만 아니라 이들은 서로 완전히 상호운용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사상 처음으로 3국의 잠수함 함대가 대서양과 태평양 전역에서 자유롭고 개방되고 열린 지역을 수호하기 위해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커스 정상은 이날 배포한 공동성명에서 ▲연내에 호주 군 및 민간 인력을 미국·영국 해군 등에 배치 ▲연내 미국 핵추진 잠수함의 호주 항구 방문 확대 ▲2030년초부터 호주에 버지니아급 핵추진 잠수함 3척 판매(필요시 2척 추가) ▲영국은 2030년대 후반에 오커스 차원의 핵추진 잠수함을 자국 해군에 인도 ▲호주는 2040년초 자국 해군에 오커스 차원의 핵추진 잠수함 추가 인도 등의 세부 계획을 발표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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