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美에 대한 신뢰가 부족"
"北 요청으로 회담 내용 하루 늦게 발표"
2차 文-金회담,美와 사전협의 없었던 듯...사후에 회담 결과 통보
“김정은이 먼저 만남 제안해 흔쾌히 수락”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회담”
“성공적 북미정상회담 이뤄져야…성공하면 종전 선언 추진”
“4.27 판문점 선언 조속한 이행…6월1일 고위급 회담 개최”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사전 협의 없이 이뤄진 남북회담에서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북한이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받아들인 것이냐는 미국 NBC 방송 기자의 질문에는 "거듭 답변할 필요가 없다"며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10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전날 이뤄진 '2차 남북회담' 결과를 발표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수차례 강조했다. 그러면서 부족한 것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아니라 미국에 대한 신뢰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 한 번 분명하게 피력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미국에서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것에 대한 확실한 신뢰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정은의 비핵화 의지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를 제시하진 못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다고 했는데, 그 근거가 될 만한 김정은의 워딩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여러 차례 설명을 드렸고, 미국의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도 직접 만나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며 “추가적 설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북한이 CVID를 수용했는지에 대해선 말한 바가 없다’는 질문에도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거듭 말씀드렸기 때문에 저의 거듭된 답변이 필요하지 않다”며 “확인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다면 미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과정에서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6일 북측 통일각에서 두 번째 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6일 북측 통일각에서 두 번째 회담을 가졌다.

4.27 판문점 선언을 조속히 이행하겠다는 원칙도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이를 위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또 " 북미정상회담이 성공할 경우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통해 종전선언이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고도 말했다.

청와대 발표에 따르면, 전날 이뤄진 남북회담은 북한 김정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만남이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지난 4월의 역사적인 판문점회담 못지않게,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사전 협의 등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전격 취소 발표 이후 김정은과 회담을 가졌는데, 트럼프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소통하고 이를 김정은과 만날 때 참고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미국 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고 있다”며 “어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은 아시는 바와 같이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는 김정은의 요청에 따라 전날 열린 2차 회담을 이날 발표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북측의 형편 때문에 오늘 내용을 보도할 수 있다며 우리도 오늘 발표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며 "양해해 달라"고 말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문 대통령의 발표가 이뤄지기 전인 이날 새벽 6시께 2차 회담 결과를 보도했다.

통신은 "최고영도자 동지께서는 조미관계 개선과 조선반도의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하여 앞으로도 적극 협력해나가자고 말씀하시었다"며 "김정은 동지와 문재인 대통령은 회담에서 논의된 문제들에 대하여 만족한 합의를 보시었다"고 전했다. 북한이 북미정상회담이 내달 12일 개최된다는 사실을 언론을 통해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다음은 문재인 대통령의 발표문과 질문-답변 전문(全文).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어제 오후,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두 번째 남북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지난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첫 회담을 한 후, 꼭 한 달만입니다.

지난 회담에서 우리 두 정상은
필요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격식 없이 만나
서로 머리를 맞대고 민족의 중대사를 논의하자고
약속한 바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그제 오후,
일체의 형식 없이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고,
저는 흔쾌히 수락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저는
남북의 대립과 갈등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정상 간의 정례적인 만남과
직접 소통을 강조해왔고,
그 뜻은 4.27 판문점 선언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지난 4월의 역사적인 판문점회담 못지않게,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루어진 이번 회담에
매우 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남북은 이렇게 만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두 정상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저는 지난주에 있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완전한 비핵화를
결단하고 실천할 경우,
북한과의 적대관계 종식과 경제협력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는 점을 전달하였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있는 만큼
양측이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오해를 불식시키고,
정상회담에서 합의해야할 의제에 대해
실무협상을 통해
충분한 사전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김 위원장도 이에 동의하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에 이어
다시 한 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으며,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통해
전쟁과 대립의 역사를 청산하고
평화와 번영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였습니다.

우리 두 정상은
6.12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위한
우리의 여정은
결코 중단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이를 위해 긴밀히 상호협력하기로 하였습니다.
또한 우리는 4.27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이행을
재확인했습니다.

이를 위해
남북 고위급 회담을 오는 6월 1일 개최하고,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군사당국자 회담과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을
연이어 갖기로 합의하였습니다.

양 정상은 이번 회담이 필요에 따라
신속하고 격식 없이 개최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서로 통신하거나 만나,
격의없이 소통하기로 하였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돌아보면 지난해까지 오랜 세월
우리는 늘 불안했습니다.
안보 불안과 공포가 경제와 외교에는 물론
국민의 일상적인 삶에까지 파고들었습니다.
우리의 정치를 낙후시켜온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고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을 평화 올림픽으로 만들었고,
긴장과 대립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길을 내고 있습니다.

북한은
스스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는
결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 시작이지만,
그 시작은 과거에 있었던
또 하나의 시작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작이 될 것입니다.

산의 정상이 보일 때부터
한 걸음 한 걸음이 더욱 힘들어지듯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완전한 평화에 이르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민이 제게 부여한 모든 권한과 의무를 다해

그 길을 갈 것이고,
반드시 성공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함께 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질문 답변]

=4.27 정상회담이후 한달만에 전격적으로 정상회담 했는데 이뤄진 구체적 배경이 무엇인지.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어제 정상회담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아시는 바와 같이 4.27 판문점 선언의 후속 이행과 또 6월12일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준비과정에서 약간의 어려운 사정들이 있었다. 그런 사정들을 잘 불식시키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이뤄내는 것, 그리고 4.27 판문점 선언의 신속한 이행을 함께해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았다. 그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요청을 해왔고, 또 남북의 실무진이 통화를 통해서 협의를 하는것보다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해서 전격적으로 회담이 이뤄진 것이다. 그런 사정 때문에 사전에 회담 사실을 우리 언론에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싶다.”

=김정은이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져야한다.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고 했는데, 이 회담이 실제 6.12 북미정상회담에 어떻게 영향끼칠지. 어떤 변수가 남아있는지

“김정은 위원장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어제 다시한번 분명하게 피력을 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불분명한 것은 비핵화의 의지가 아니라 자신들이 비핵화를 할 경우에, 미국에서 적대 관계를 종식하고 체제안전을 보장하겠다는것에 대해서 확실히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걱정이 있다고 본다. 반면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는 북한이 비핵화를 할 경우, 적대관계를 확실히 종식할뿐 아니라 경제적 번영까지 도울 뜻이 있다고 하는 뜻을 분명히 피력. 저는 양국간에 각자가 가진 이런 의지를 서로 전달하고 직접 소통을 통해 상대의 의지를 확인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것. 6월12일 북미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릴 것인지 여부는 지금 북미간에 그 준비를 위한 실무협상이 곧 시작될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실무협상 초기에는 의제에 관한 협상도 포함된다. 이에 대한 협상이 얼마나 순탄하게 마쳐지느냐 따라서 6월12일 북미정사회담이 차질없이 열리나 성공하나가 달려 있다. 그러나 저는 북미양국간의 상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이걸 분명히 인식하는 가운데 회담이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잘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 확실하다고 했는데, 그 근거가 무엇인지. 김정은 워딩 있는지. 또 단계적 동시적 비핵화 해법 말해왔는데, 그와 관련된 진전된 다른 내용이 있었는지.

“그 점에 대해선 여러차례 설명 드렸고 폼페오도 직접 만나 확인했다고 말한 바 있다. 추가적 설명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핵화 뜻 같더라도 어떻게 실현해갈 것인가에 대한 로드맵은 양국간에 협의가 필요하고 어려울 수 있다. 그 로드맵은 북미간에 협의할 문제이기 때문에 앞질러서 제 생각을 말씀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북한인 CVID를 수용하는지에 대해선 말한바 가 없다. 대통령께서는 북한이 CVID를 이야기했다고 보는지. ▲트럼프 대통령의 싱가폴 정상회담 폐기 선언 이후, 김정은과 만남 이뤄졌는데 그 사이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또는 간접적 소통이 있었는지. 이를 김정은과 만날 때 참고해했는지. ▲핫라인을 통한 남북미 3자 대화등은 안 되는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거듭 말씀드렸기 때문에, 저의 거듭된 답변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북미간에 회담을 하려면 그점에 대한 상대의 의지를 확인한 후에 회담이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북한의 그런 의지를 확인한 것이 아니냐 그렇게 말씀을 드리고 싶고 확인과정에 미흡한 점이 있었다면 실무과정에서 다시한번확인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 제가 하고 있는 모든 노력은 한편으로 남북관계를 개선시키기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남북관계 개선에 반드시 필요한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것이다. 그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서 저는 미국 북한 양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의하고 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최근에 미국을 방문해서 회담을 가졌고, 어제 김정은과 회담을 가졌다. 어제 김과의 회담에서 논의된 내용은 아시는 바와 같이 미국측에 전달했다.

예 뭐 그. 이게 핫라인 통화라는 것이 말하자면 즉각 전화를 받을 수 있는 통신회선이 구축이 되어야 한다. 아시는 바와 같이 남북간에 최근에 개설됐고. 또 북미간에도 그런 앞으로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마도 그런 남북미 3국간에 핫라인 통화를 개설할 정도까지 가려면 남북미 3자간의 정상회담부터 먼저 할 수 있지 않을ᄁᆞ 생각한다.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 북미정산회담이 성공할 경우에 남북미 3자 정상회담 통해 종전선언 추진됐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어제 열린 북미 회담의 결과를 오늘 발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어제 논의한 내용을 왜 어제 바로 발표하지 않고 오늘 발표하게 됐나 하는 것은 북한 김정은 위원장 요청에 따른 것. 북측의 형편 때문에 오늘 내용을 보도할 수 있다고 하면서 우리도 오늘 발표해줬음 좋겠다고 요청. 그래서 어제 회담 사실만 먼저 알리고 논의한 내용은 제가 따로 발표했다는 점에서, 양해 말씀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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