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경영진을 둘러싼 잡음의 불똥이 이른바 '친윤'인사들에게 옮겨붙고 있다.

지금까지 경제계는 대체로 '친윤'인사로 자처한 사람들이 득실거리며,실제로 이들중 상당수가 득세하는 경향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KT사태에서 의외의 결과가 계속되고 있다. 친윤인사들이 연거푸 낙마하면서 심상치 않은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 친윤 인사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전혀 읽지 못한채 움직이는 경우가 많고,용산도 이를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는게 확인된 셈이다.일련의 사태는 한마디로 '친윤'이라 하더라도,용산의 기류를 읽지못하면서 개인적 출세를 지향하는 인사들에게 '경거망동'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윤정식 KT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 내정자의 경우다. 윤석열 대통령의 고교 4년 선배로 대표적 친윤인사로 알려진 윤 내정자는 최근 스카이라이프 대표직에 발탁됐다.하지만 12일 대표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KT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부회장은 선거때 언론인을 규합해 윤 대통령 지지를 위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누가봐도 '친윤'인사였다.

윤 부회장이 KT 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에 내정된뒤 용산 대통령실에서는 "윤 대통령과 일면식도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흘러나왔다.윤 대통령도 불쾌해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같은 내용이 펜앤드마이크 등을 통해 전해지자 부담을 느낀 윤 부회장이 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직을 사퇴한 것으로 추정된다.

KT가 윤 부회장을 발탁한 것은 KT본사에서 윤경림 대표이사를 새로운 사령탑으로 밀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됐다.윤경림 대표는 KT이사회에서 사장 후보로 결정됐지만, KT 기득권 카르텔이 윤 대표를 옹립했다는 의혹이 퍼졌다.당장 국민의힘 소속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이 윤경림 대표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했다.용산 대통령실도 부정적이란 소문이 퍼졌다.

이런 와중에 KT가 윤 대통령 고교 선배를 스카이라이프 대표이사에 앉히자 친윤인사를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것이란 해석이 나돌았다.KT가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을 끌어들여 리더십위기를 극복해보려는 것으로 비쳐졌다.대통령실은 당연히 불쾌하게 반응했다.

KT에서는 비슷한 사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앞서 KT는 대선기간 '윤석열 후보 캠프'에 특보로 참여했던 임승태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KT 사외이사 후보로 내정했다.임 위원도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결국 내정 이틀만에 일산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누구에게도 정치적으로 빚진 일 없기 때문에 특정 인사를 어떤 자리에 보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임승태·윤정식씨 사의 파동은 윤 대통령과 인연 있는 인사를 기용해 방패막이로 삼으려 한 얄팍한 언론플레이에 불과하다"면서 "특히 윤 대통령은 윤씨와는 일면식도 없다. 이들도 KT에 본의 아니게 이용당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퇴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이익 카르텔이 자기들끼리 짜고 사실상 국민이 주인인 기업을 지배하는 것은 국민경제에 해를 끼치는 구악으로, 반드시 척결돼야 한다는 것이 윤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KT는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대표이사 후보 윤경림 사장을 선임할 계획이다.하지만 KT를 둘러싼 예기치 않은 일들이 계속 터져나오면서 주총 결과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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