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의 '생체 드루킹'일 것으로 짐작되는 한 댓글러의 양심고백 댓글.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9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했던 故 전형수 씨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생체 드루킹'이 고백한 정황이 포착됐다. '생체 드루킹'이란 살아 있는 '드루킹'으로, 돈을 벌기 위해 고용된 非 지지자 혹은 여론 조작의 의도를 품은 지지자들이 인위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들을 의미한다. 그는 이 대표에 "이제 저도 힘들다"며 "더 이상 댓글 조작하고 좌표 찍고 비추 누르는 거 힘들다. 그만하자"고 제안했다.

10일 오후 인터넷 모 커뮤니티엔 이 대표를 지지자의 댓글 하나가 올라왔다. 그런데 댓글은 이 대표를 옹호하는 대신 "댓글 조작러 짓 더 이상 못하겠다"는 내용이라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이 댓글러는 "이재명 대표님 이제 저도 힘듭니다. 더 이상 댓글 조작하고 좌표 찍고 비추 누르는 거 힘들어요"라며 "제가 진짜 그동안 얼마나 이재명 대표님을 옹호해 왔는데 더 이상은 커버 쳐주기 어렵습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만합시다 이제. 저도 제가 쓴 댓글 보면서 이게 맞나 싶습니다"라며 "이 댓글을 보신 여러분. 사실 이재명 옹호 댓글은 조작된 댓글입니다. 이재명 옹호 댓글이 순공감순에 보인다면 그것은 좌표 찍고 댓글을 조작한 겁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더 이상 못하겠습니다. 인간의 도리로써 정말 이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는 심정을 밝혔다.

이 댓글에 대해 정말 '생체 드루킹'이 맞냐는 의문이 제기돼 직접 이 댓글러를 검색해봤다. 이 댓글러의 닉네임은 '윤멧돼지김거늬탄핵'으로 띄어쓰기를 해 읽으면 무슨 뜻인지 짐작 가능한 이름이다.

양심고백 댓글러의 활동 기록. 기록상 오직 여권 비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 옹호 댓글만 작성했다. [사진=네이버]

이 댓글러의 활동을 검색한 결과 해당 댓글은 찾을 수 없지만 이전 댓글들은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댓글을 제외한 다른 모든 댓글은 모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등 여권을 비판하고 이 대표와 민주당을 옹호하는 댓글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 8일 노컷뉴스의 김만배 구속기소 속보엔 "그래서 곽상도는 도대체 왜 무죄냐고 ㅋㅋㅋㅋㅋ 50억 클럽도 좀 적극 수사 해라"란 댓글을 달았다. 같은날 헤럴드경제의 대통령실 행정관 전대개입 논란 관련 기사엔 "문재인이 그랬으면 욕하고 물고 늘어질 극우들이 윤석열이 그러면 문제될 게 없다? 대단하다"란 댓글을 달았다.

그 외에도 수많은 댓글 작업을 벌인 것으로 추측된다. 그는 지난 2017년 10월 28일부터 활동한 것으로 파악되는데, 현재 남아있는 댓글은 고작 10개에 불과하다. 남아있는 댓글이 극소수인 이유는 '본인 삭제율'이 58%에 달하기 때문이다. 최근 30일간 기록을 보면 작성 댓글 12개에 삭제 댓글이 7개나 되고, 최근 받은 공감 수는 3611개에 달한다. '양심 고백' 댓글은 스스로 삭제한 것으로 짐작해볼 수 있다.

이 댓글을 본 네티즌들은 "알바마저 돌아서게 만드시는 이 대표는 대체" "점차 서로가 서로를 지탱하고 믿어주기 어렵게 돼 이런 것 아니겠나" "댓글러도 신변보호 들어가자" 등의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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