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계약만료"...최승호 사장 취임 후 계속되는 보복성 '적폐 청산'

공영방송 MBC(사장 최승호)가 비(非)언론노조원, 2017년 총파업 불참자, 전(前) 정권 시절의 임원 등 자신들과 기조를 같이 하지 않은 직원들을 소위 '적폐'로 낙인 찍는 행태가 계속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MBC 전 계약직 아나운서 10명이 회사의 부당해고를 비판하며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2016년과 2017년 MBC에 입사한 계약직 아나운서 10명은 지난 22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2016년과 2017년 MBC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하지만 2016년 입사자들은 지난달 21일, 2017년 입사자들은 지난 21일 각각 해고됐다. 

10명의 아나운서들은 지난해 9월 MBC 최대 노조인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의 파업에 불참하였고 박근혜 정권 당시 입사해 방송을 했다는 게 해고의 큰 원인이 됐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해고된 아나운서와 MBC 사측 사이에서는 '부당 해고'와 '정당한 계약 만료'라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해고된 아나운서들은 "기존 정규직 전형 과정과 똑같은 시험(경쟁률 1700대1)을 거쳐 선발됐고, 사측이 여러 차례 정규직 전환을 약속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이에 대해 "해고가 아닌 정당한 계약 해지"라고 반박했다.

계약직 아나운서들은 "MBC 정상화를 바라는 우리가 선배들의 자리를 빼앗은 '적폐 세력'으로 낙인찍혔다"고 말한다. 

이들 대부분은 정치색이 옅은 프로그램에서 활동했고 노조 가입 의사를 밝혔으며 지난 1월엔 사내에 '파업에 참가하지 못해 사죄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반성문을 걸었다. '우리 존재에 대해 사과드린다'는 표현까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해고를 피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파업에 앞장섰던 언론노조 출신의 최승호PD가 사장으로 취임된 이후 MBC는 소위 '적폐 청산'이라는 명목으로 MBC 정상화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 3월 배현진 전 아나운서를 비롯한 파업에 불참한 직원들을 직무에서 배제된 채 ‘조명창고’에서 대기시키는 등 파업 불참 기자들 전원에 대해 소위 '보복성 인사발령'을 내렸으며, 파업 불참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한 이메일 불법사찰 논란에 휩싸여 MBC 최승호 사장과 박영춘 감사 등이 고발 당하기도 했다.

또한 전임 사장이 임명한 특파원 12명을 최승호 사장이 일제히 소환했다. 그중 비언론노조원인 전모 기자도 전직 도쿄 특파원으로 있다가 올해 3월 귀국했다. 그는 허리 디스크 치료를 위해 병가를 신청했지만 사측은 거부했고, 최근에는 MBC 정상화위원회가 '진짜 아픈 게 맞느냐'는 의심으로 해당 기자가 입원한 병원까지 찾아가 뒷조사를 하기도 했다. 

성기웅 기자 skw42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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