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한 지식암기보다 토론과 실험 등으로 창의성을 키워야
성적과 입시제도에만 관심...무엇을 배우는지에 대한 관심은 없어
교과과정 개편 위해선 전과교육 등을 통한 신분 보장으로 기득권 교사들의 반대를 최소화해야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

학교는 아이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다. 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우느냐에 따라 개인의 행복, 능력개발과 나아가 국가의 운명이 결정된다. 

우리나라의 학교에서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그동안 역대정부가 나름대로 교과과정과 교수방법 등에 대하여 많은 개선을 해오고 있으나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본다.

우선 학교에서 꼭 배워야 할 것인데 실제로는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되는 예를 들어본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의 하나는 긍정과 감사이다.  모든 국민이 긍정적이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사회적 갈등도 줄어들고 사회 전체의 행복지수가 커질 것이다. 하바드 대학교 교양 과목중 가장 인기있는 과목이 행복학 이라고 한다. 우리학교는 긍정과 감사의 교육을 얼마나 하고 있는가? 행복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이다. 최근 TV를 보면 “소금 섭취를 줄여라”, “물을 충분히 마셔라” 등 올바른 식습관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왜 이런 내용을 성인이 되어 TV를 보고 새삼스럽게 배워야 하는가? 이런 내용은 초등학교때부터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 우리 어린이들은 공부하느라 늘 운동부족인 상태이다. 체육시간도 늘려야 한다. 적절한 운동이 생활화 되도록 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사회가 급속한 경제발전을 하면서 부족한 것이 사회적 자본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정직성이 부족하여 사회적 신뢰가 부족하다. 광우병 사태, 세월호 사건 등 외국에서는 별일 아닌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신뢰 부족으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했다. 우리도 거짓말 하지 말라고 교육하고 있다. 그러나 거짓말하면 남에게 폐를 주지만 나에게는 이득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신뢰가 없는 사회는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 나에게 손해라는 점을 명심시켜야 한다. 학교 컨닝부터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 공중도덕, 준법정신 교육도 강화되어야 한다. 

경제의식에서도 잘못된 점이 많다. 예컨대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가격규제가 많다. 많은 국민이 가격안정을 위해 정부에 직접 가격규제를 요구한다. 그 결과 가격규제로 공급을 축소시켜 장기적으로 가격을 상승시키는 부작용이 초래되는 예가 많다. 이것은 가격은 원가와 적정이윤에 의해 결정된다고 믿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의해 결정되고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공급이 늘거나 수요가 줄어야 한다는 것을 제대로 알려주어야 한다.

교육방법에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토론하는 방식보다는 암기식 교육이 여전하다. 일전에 모 일간지 머릿기사로 깍두기를 몇 cm로 썰어야 하느냐 라는 문제가 학교 시험에 났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다. 깍두기 크기까지 왜 알아야 하나?

인문계 고교에서는 모든 학생이 제2외국어를 배워야 한다. 대부분 사람은 일생동안 제2외국어를 사용할 일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원하는 학생만 배우게 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과거 대학 입시과목 5개중 하나가 독일어였다. 독일어 공부를 열심히 했다. 그러나 평생 독일어 서적이나 신문을 한번도 읽어본적 없고 독일어로 대화 한번 한적 없다. 4차산업혁명 시대에는 잡다한 지식암기보다 토론과 실험 등으로 창의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과감한 교과과목 개혁이 필요한데 현실적으로 안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는 교육내용에 대한 국민적 관심 부족이다. 온 국민의 관심은 자기자식 좋은대학에 보내는 것이다. 성적과 입시제도에 관심이 있지, 무엇을 배우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최근 들어서는 무상급식, 무상교복 등 선심성 시책이 관심사이다. 방과후교육, 교육기자재, 시설비 등의 공부 예산이 줄어 드는데도 무상급식에 이어 무상교복등 선심성 시책에만 관심이 있다. 
 
둘째는 기득권 교사들의 반발 때문이다. 이것이 핵심적인 이유다. 교과과정 개편의 필요성은 교육 전문가들도 잘 안다. 그러나 특정과목 수업이 줄어들 경우 관련 교사는 물론 대학교 관련 학과, 교수 및 학생들까지 반발하므로 문제 제기를 꺼린다. 수업이 없어지는 교사들은 전과교육 등을 통해 신분을 보장해 줌으로서 이들의 반대를 최소화 할수 있을 것이다. 

교육은 百年之大計 라고 한다. 이대로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할수 없다. zero-base에서 교과과정을 재검토 해야한다. 지금까지 교과과정 개편논의가 공급자인 교사,교수 중심으로 되다보니 교사들의 이해관계를 의식하여 과감한 개혁이 어려웠다. 향후 논의에서는 경제계, 문화계 등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해 그들이 주도하도록 해야 한다. 교과과정은 국민의 건전한 가치관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것이므로 헌법 제정과 같은 정성으로 심의해야 한다. 

교육이 우리의 미래를 좌우한다. 미래세대가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 것인지 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개혁을 촉진해야 한다.

최종찬 객원 칼럼니스트(전 건설교통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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