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北 도발 대비해 '파이트 투나잇' 준비돼 있다"
美 백악관 “北, 약속 많이 어기고 비핵화에 성실하지 않아 회담 취소”
“북, 싱가포르에서 사전 준비하겠다 약속해 놓고 안 나타나”
“트럼프의 목표는 회담 자체가 아니라 비핵화...풍계리 폐기에 전문가 초대하겠단 약속 어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과 한국, 일본은 북한이 무모한 행동을 취하는 것에 대해 군사적 준비가 돼 있다"며 대북 군사행동 가능성을 경고했다. 이어 “김정은이 건설적인 행동을 할 때까지 최대 압박과 제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예정됐던 미북 회담을 취소한 직후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 관련 행사에 참석해 “북한이 발표한 최근 성명에 근거해 오는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예정인 미북 회담을 끝내기로 결정했다”며 “(이번 결정은) 북한과 전 세계에 중대한 후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짐 매티스 국방장관과 조셉 던포드 합참의장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미군은 전 세계 어느 군대와 비교해도 가장 강력하며 특히 최근에 더욱 강력해졌다”며 “필요하다면 (전쟁에)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일본과도 이야기를 했다”며 “이들 국가들은 북한이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을 취한다면 한국과 일본은 준비가 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이런 불행한 상황이 어쩔 수 없이 일어난다면 미국의 (군사) 작전과 관련된 재정적 비용을 같이 짊어질 의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래와 관련해 긍정적인 일들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만약 그렇지 않다면 과거 어느 때보다 미국은 더 많은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비핵화와 국제사회에 참여하는 길을 통해 수십 년 동안 이어져온 가난과 억압을 끝낼 기회가 있었다”며 “김정은이 궁극적으로 자신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하게는 심각하게 고통받고 있는 북한주민들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하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북한 사람 모두는 조화와 번영, 평화 속에서 함께 살 자격이 있다”며 그러나 “이 밝고 아름다운 미래는 오직 핵무기의 위협이 제거됐을 때만 펼쳐질 수 있다. 다른 길은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김정은과의 대화 가능성도 열어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만약 김정은이 건설적인 대화와 행동에 나서기로 결정한다면 나는 기다리고 있다”며 “그때까지는 역대 가장 강력한 제재와 최대 압박 캠페인을 계속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일이 생기든 미국인의 안전과 안보를 절대로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 점은 매우 매우 분명하게 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미군은 알다시피 최근 더욱 증강됐으며 곧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모든 일들이 잘 해결되고 많은 일들이 일어날 수 있다”며 “언젠가 회담이 다시 열릴 수 있기에 어느 누구도 초조해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이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북한과 훌륭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말하지 않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북한은 훌륭한 대화를 나눴고 좋은 관계는 미국인 인질들이 집으로 돌아오게 된 것에서 시작했다”며 “인질 석방에 미국은 어떤 비용도 지불하지 않았으며 지불하지도 않았을 것이지만 이들은 집에 돌아왔다. 그들은 현재 집에 머무르며 매우 행복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과의 대화는 최근까지 좋았고 이번 일이 왜 생겼는지 이해가 된다”고 했다.

이번 일이 생긴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를 묻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은 말하지 않겠지만 훗날 알려주겠다”며 “당신은 이것에 관한 책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정말로 북한과 좋을 기회를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북한이 이 기회를 잡을지 여부를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이 그렇게 한다면 북한과 전 세계에 좋은 일이 되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응해 높은 수준의 군사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회담을 취소한 후 국방부 브리핑을 통해 "긴장이 다시 고조돼 위기가 발생하면 한반도와 태평양에 주둔한 미군은 항상 그랬듯 '파이트 투나잇(Fight Tonight: 오늘밤 전쟁이 나도 잘 싸울 수 있는 전투 준비 태세)'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한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화이트 대변인은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인 이날 오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며 대통령의 미북 회담 취소 결정을 들었다고 밝혔다.

케네스 매켄지 미 합동참모본부 중장도 이날 국방부 브리핑에서 "북한의 어떤 군사 도발에도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은 과거 예측 불가능한 행동들을 보였다"며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으로 도발할 경우에 대비해 높은 수준의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매켄지 중장은 "앞으로 며칠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며 "(한반도에서) 도발 행위가 일어나면 우리는 이 지역의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협력해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백악관은 이날 북한이 많은 약속들을 어기고 비핵화에 성실함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미북 회담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이 풍계리 핵 실험장에 국제사회 전문가들과 당국자들을 초청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아 폐기 여부를 확인할 수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백악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회담을 취소한 배경에 대해 “미국 정부는 선의를 가지고 회담을 개최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북한이 많은 약속을 어겨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재개되는 것을 이해한다고 했지만 지난주에 이를 도발 행위라고 주장했고 한국과의 고위급 회담을 취소했는데 이는 약속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백악관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두 번째로 김정은을 만났을 당시 양측은 싱가포르에서 만나 사전 준비를 진행하기로 했고 이에 따라 미국이 싱가포르에서 계속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북한은 풍계리 핵 실험장을 폐기한다고 주장하는 행사를 했고 실제로 그렇게 되기를 바라지만 확인할 수 없는 일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어 “북한은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한국 측에 국제 전문가들과 당국자들을 핵 실험장에 초청해 폐기를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 역시 지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폐기된 갱도는 다시 사용될 가능성이 있으며 문제가 되는 것은 기자들은 초청했지만 핵 전문가들은 배제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은 “북한이 많은 약속을 위반하고 미국과 소통을 중단한 것은 선의가 없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목표는 회담 자체가 아니라 항상 비핵화였다”고 설명햇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북 회담이 예정된 시기나 추후에 열릴 수 있다’는 발언이 6월 12일에도 여전히 미북 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느냐는 질문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려고 한 핵심은 이제 공은 북한 쪽으로 넘어갔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회담 준비를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며 “최근에 이런 준비를 할 수 있는 시간을 잃었기 때문에 다시 열리더라도 6월 12일은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미북 회담 성사 가능성을 ‘99.9%’라고 말한 지 얼마 안 돼 어떻게 ‘0.1%’의 일이 일어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을 만나 한국이 북한과의 외교나 관여를 통해서는 알 수 없었을 문제 등에 대해서 전달했다”고 대답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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