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에선 공식논평 자제하며 상황 예의주시

내달 12일로 예정됐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회담 개최 전망에 '빨간 불'이 켜지면서 한국 정부 수뇌부와 군 당국은 한반도 안보 상황의 불확실성 확대를 우려, 즉각 대처에 나섰다.

청와대는 24일 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으로선 회담 개최가 부적절"하다며 김정은에 보낸 서한 공개 이후 의미 파악에 부심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후 11시30분 임종석 비서실장,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정원장 등 국가안보회의(NSC) 상임위원들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을 청와대 관저로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군 당국은 24일 미북 정상회담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회담 취소 이후 북한이 거칠게 반응할 수 있다고 보고 차후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대북(對北) 경계태세 점검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예상되는 행동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분석하면서 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있다"며 "회담 취소로 당장 대비태세를 격상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무산된 회담 이후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무력시위를 할 가능성도 상정하고 있다. 주요 지휘관들은 유사시 즉각 지휘할 수 있는 지휘체계를 유지하고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국방부와 합참은 위기조치반을 운용하고 앞으로 전개될 사태를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치권에서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에서는 즉각적인 공식 논평은 자제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정상회담 취소를 공언한 '근본적 이유'를 찾는 데 부심하고 있고, 한국당은 최근 북한이 핵 폐기 진정성을 의심받았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신용현 수석대변인 구두 논평에서 유감을 표하며 "미북 간에 입장 차이가 지금이라도 확실하게 나타났다면 줄이려는 노력을 해서 다시 미북회담이 정상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경환 민주평화당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미북)정상회담의 여지를 아예 봉쇄한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지금 세계는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며 "국내 정치가 아닌 세계 평화를 품고, 소탐대실의 과오를 범하지 않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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