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엄청난 폭발 목격…오전 11시~오후 4시17분 폭파작업"
AP "불가역적은 아냐, 트럼프 비핵화 요구 만족시키려면 여러 조처 뒤따라야"

지난 5월21일 위성사진에 잡힌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습. 사진 위쪽에 폐기 장면을 지켜볼 관측대(붉은 원)가 설치됐으며, 이동 편의를 위해 자갈(길 사이 흰색)이 길 곳곳에 깔려 있는 등 준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월21일 위성사진에 잡힌 북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모습. 사진 위쪽에 외신 취재진이 폐기 장면을 지켜볼 관측대(붉은 원)가 설치됐으며, 이동 편의를 위해 자갈(길 사이 흰색)이 길 곳곳에 깔려 있는 등 준비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진=38노스 홈페이지 캡처

북한이 24일 외국 취재진이 참관한 가운데 수시간 동안 풍계리 핵실험장을 '연쇄 폭파' 방식으로 공식 폐기했다고 외신들이 잇따라 보도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날 자사 소속 기자가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의 '엄청난 폭발'을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아시아 특파원인 톰 체셔 기자는 "우리는 산을 올랐고 약 500미터 떨어진 곳에서 폭발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이날 12시간 동안 '밖을 볼 수 없는' 열차를 탄 뒤 다시 1시간가량 차량을 타고 풍계리까지 이동했다고 전했다. 

체셔 기자는 "그들은 3, 2, 1 카운트다운을 했다"며 "엄청난 폭발이 있었고 먼지와 엄청난 열기가 덮쳤다. 목재로 만든 관찰용 오두막이 완전히 산산조각났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AP통신은 폭파 소식을 가장 먼저 속보로 전했다. 

이어 풍계리 핵실험장 폐쇄 결정이 이뤄진 배경을 언급하며 "그럼에도 이는 불가역적인 움직임은 아니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진정한 비핵화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여러 중요 조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 풍계리 핵실험장의 2번 갱도와 관측소에 대한 폭파를 진행한 데 이어 오후 2시17분 4번 갱도와 단야장을 폭파했다. 

오후 2시45분에 생활건물 등 5개를 폭파했으며 4시2분에는 3번 갱도와 관측소를 폭파했다. 마지막으로 4시 17분에는 남은 2개동의 막사를 폭파했다. 

1번 갱도는 이미 폐쇄돼 이번에 폭파되지 않았다고 북측은 밝혔다.

한편 이날 폐기 의식과 관련해 북한이 갱도 입구를 중심으로 파괴했는지 아니면 갱도 내부를 완전히 파괴했는지 등 구체적인 폭파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 전해지지 않았다.

현장을 지켜본 한국 공동취재단은 이날 오후 풍계리 현지에서 열차 편으로 출발, 오는 25일 오전 6∼7시께 원산역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후 동영상과 기사를 송고하고 중국 베이징을 경유해 귀국하게 된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