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이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를 방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11.15. 뒤에는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와 김용 대변인, 안부수 아태협회장도 보인다.(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과 북한 대표단이 15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를 방문해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함께 자율주행차 제로셔틀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18.11.15. 뒤에는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와 김용 대변인, 안부수 아태협회장도 보인다.(사진=연합뉴스, 편집=조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이 벌인 850만 달러, 한화 104억원 상당을 북한으로 넘겼다는 의혹이 검찰 조사를 통해 이재명 지사의 북한 방문 목적 때문이라는 진술이 나와 충격이 예상된다.

특히 그동안 '이재명 경기도'가 추진해왔던 지방자치단체 단위의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각종 도 정책이 대부분 '아태평화교류협회(회장 안부수)'라는 조직을 통해 이루어져 온 것으로 나타났는데, 문제는 이화영 지사가 끌고 들어온 이 조직이 정부의 공식 대북사업조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기도의 대북사업에 적극 관여했다는 데에 있다.

먼저, 경기도 대북사업의 중요 연결고리로 지목된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지난 6일 입장문을 통해 대북 송금 의혹 일체를 부인하는 입장문을 내놓은 것. 대북 송금에 관한 최근 일련의 보도에 대해 그는 "모두 허위사실"이라며 "쌍방울의 대북 송금이 이뤄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가짜 뉴스를 퍼뜨린 언론에 대해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경고성 메시지도 함께 덧붙였다.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가 경기도 대북 사업에 관한 일련의 보도가 모두 허위라고 주장한다고 하더라도, 그를 뒷배경으로 두고서 활동했던 '아태평화교류협회'의 정체는 무시할 수 없다.

경기도 대북 사업의 중간경로조직 역할을 했던 '아태평화교류협회(회장 안부수)'는 통일부로부터 '공식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로 경기도 대북사업을 추진했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아태협의 수장 안부수 협회장의 경우, 경기도 평화부지사(이화영) 산하 도 유관주무부처인 평화협력국으로부터 '공식 조직'으로 인정받아 활동했다는 당시 평화협력국 국장의 공식 증언까지 나온 상황.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그동안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가 추진한 대북사업의 핵심 연결고리인 아태협이 어떻게 실질적으로 활동했는지 그 내막을 밝히고자 한다.

아태평화교류협회에 따르면 2019년 3월8일경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됐다고 밝힌다. 2023.02.07(사진편집=조주형 기자)
아태평화교류협회에 따르면 2019년 3월8일경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됐다고 밝힌다. 2023.02.07(사진편집=조주형 기자)

#1. 경기도 평화협력국, 사무감사 간 '미검증 인적 네트워크' 지적에도 '공식조직' 강변?

지난 2021년 <펜앤드마이크>가 아태평화교류협회(회장 안부수)를 통해 확인한 결과, 아태협은 통일부로부터 2019년 3월8일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된다. 통상 대북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통일부에 의해 '인도적 대북지원사업 및 협력사업 처리에 관한 규정'에 따라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어야 한다.

아태협의 경우 2019년 3월8일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었는데,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는 이미 그전 해인 2018년 10월4일부터 6일까지 이화영 당시 평화부지사는 북한 평양을 방문하면서 북한 측과 6개 조항을 합의했다고 7일 밝힌다. 그 첫번째 조항이 아태평화교류협회(회장 안부수) 주최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라는 것.

경기도는 2018년 11월16일 브리핑을 열고서 14일과 15일 사이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열었다고 밝힌다. 이재명·이화영 지사, 안부수 아태협 회장과 북한측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는 게 경기도의 설명이다.

이때 2018년 11월15일자 경기도의 행정사무감사 공식 기록에서는 아태협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통일부로부터 공식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돼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기도는 아태협에 대해 공식조직이라고 설명하는 대목이 등장한다.

▶(민경선 위원) ···그러니까 (이화영)평화부지사의 검증되지 않은 인적 네트워크로 단일창구를 만들어서 전국에 있는 지자체가 함께 하자 해서 사고 터지면 누가 책임집니까? 평화부지사가 책임질 거예요? 도지사가 책임질 거예요? 국장님이 책임질 겁니까? 위험한 발상이라는 거죠, 위험한 발상! 공식루트를 통해서 합니까, 어떻습니까?
▶(평화협력국장) ···일단 지금은 평화부지사님이 두 번이나 방북을 하셨고요. 그래서 그 루트, 아까 말씀드린 게 어저께 온 그분들도 그 루트로 했고 그분들은 다 우리 정부에서 다 알고 계신 공식적인 직위를 가지신 분들입니다.

경기도 평화협력국장(박원석)은, 감사위원(민경선)이 지적한 '검증되지 않은 인적 네트워크'라고 지적한 인사들에 대해 "공직적인 직위를 가지신 분들"이라고 언급했다. 그가 말한 '그분들'이라는 것은 북한 측 인사를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서는 민경선 위원 주장처럼 '검증되지 않은 인적 네트워크'를 통하게 되는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라는 게 관건(관련 기사 : [단독] 쌍방울 김성태 연루 경기도 대북사업, 통일부 사전협의 없이 北 합의 강행 의혹).

이를 비롯해, 또다른 감사위원(김경호)는 이화영 평화부지사에 대해 북한과 합의한 내용에 대해 '문서도 없이 뭘 했느냐'라고 질문했는데 평화협력국장은 "이화영 부지사께서 방북을 하셔서 그쪽 아태평화협의회 같이 공동으로 합의해서 여기 와서 발표하셨다"라고 답변했다. 아태평화교류협회가 어떤 공신력을 갖고 있기에 경기도가 그와 함께 북한과 공동 합의하게 됐다고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힌 것일까.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이 2018년 10월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일부분. 안부수 회장은 2018년 8월4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북한으로의 초대를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다. 2023.02.07(사진편집=조주형 기자)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이 2018년 10월 발간한 자신의 자서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일부분. 안부수 회장은 2018년 8월4일 북한의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 북한으로의 초대를 받았다고 스스로 밝힌다. 2023.02.07(사진편집=조주형 기자)

#2. 통일부 대북사업단체 미지정에도 北 초청받아 방북한 아태협···이화영, 뭘 믿고 아태협-北 거래 추진했나

아태평화교류협회(협회장 안부수)가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이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이화영 평화부지사와 함께 북한과 문서도 없이 6개 조항을 합의했는데, 이는 아태협의 수장 안부수 협회장의 자서전과 이력을 통해 그 배경이 확인된다.

<펜앤드마이크>가 입수한 안부수 아태협 회장의 자서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2018.10.>에 따르면, 안 회장은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2018년 8월29일부터 3박4일 동안 북한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아태협 안부수 회장은 "2018년 가을, 서울에서 개최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발전을 위한 국제대회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표를 파견, 남북관계 발전과 아태지역의 평화와 번영을 도모하는 다양한 사회·문화·경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안부수 회장은 "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의 평화, 공동 번영은 남북이 손을 맞잡아야 가능한데, 평화체제로 이행하는 흐름 속에서 아태협이 북측과 함께 평화의 진전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숙고한 방문"이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그의 이야기가 있고서 단 3개월인 2018년 11월15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의 리종혁 부위원장이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와 이화영 평화부지사, 김용 대변인, 안부수 아태협 회장과 함께 실제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열고 여기에 참여한 이후 성남 판교땅을 밟는다.

그리고 경기도 행정사무감사에서, 이화영 평화부지사 직속 부서인 평화협력국은 '검증되지 않은 인적 네트워크'라고 질타하는 감사위원들에게 "이화영 부지사께서 방북을 하셔서 그쪽 아태평화협의회 같이 공동으로 합의했다"라고 밝힌다.

[뉴스8 단신]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출판기념식 개최 소식을 밝힌 2019년 1월26일자 MBN 뉴스8 갈무리. 2023.02.07(사진캡처=조주형 기자)
[뉴스8 단신]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출판기념식 개최 소식을 밝힌 2019년 1월26일자 MBN 뉴스8 갈무리. 2023.02.07(사진캡처=조주형 기자)

#3. 경기도 대북사업 중간단체 아태협, 쌍방울그룹으로부터 출판기념회 겸용 후원까지?

지난 2019년 1월26일, 아태평화교류협회는 서울 호텔프리마 1층에서 쌍방울 그룹과 필룩스 그룹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후원협약식을 열게 된다. 이 자리에서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자신의 자서전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에 대한 출판기념회를 겸하여 축사를 전한다. 여기에는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되는 운명에 처하게 될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 또한 함께 자리한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이 쓴 그의 자서전의 전반적인 이야기는, 2004년 불혹을 맞이했다고 스스로 밝힌 그가 그 시점부터 시작하게 된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봉환에 관한 사업 초창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태평양전쟁 희생자봉환위원회 및 한일공동평화교류협회 등의 사단법인 전환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2012년 12월 아태협으로 재편하였고 170여위가 넘는 강제동원 희생자 유골을 국내로 봉환한 내용이 실렸다. 이후 2018년 8월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초청을 받았고, 그해 가을 북한 측 해당 조직과의 공동행사를 진행했다. 2019년 1월에는 쌍방울그룹과의 후원협약식을 맺었고, 아태협은 7일 쌍방울 그룹이 위치한 서울 용산구 서빙고의 쌍방울 그룹본사 건물 내에 위치하고 있는 상황.

그 시점에서부터 2개월이 경과한 2019년 3월, 아태협은 통일부로부터 대북지원사업자로 지정되었고 2개월 뒤인 2019년 5월 경기도는 아태평화교류협회를 통해 북한으로의 밀가루 및 묘목 도합 15억원어치를 인도주의적 대북지원 사업이라는 명분 아래 지원하게 된다. '인도주의' 차원의 대북 사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화영 평화부지사는 사업의 경과를 물어보는 기자의 전화를 받고서 "지금 바쁘다"라며 황급히 끊었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경기지사로 재직하던 초창기 경기도의 대북사업은 이화영 평화부지사가 정부의 대북사업지정 공식인증을 받지 못했던 아태협과 함께 방북해 북한 당국과 맺은 합의에 의해 도 차원의 6개항 합의로 시작됐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아태협은 쌍방울그룹으부터 후원을 받는다는 협약식을 맺었고 곧장 대북사업지정단체로 지정되면서 본격적으로 대북지원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이같은 일련의 의혹을 포함한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검찰의 그런 창작 실력으로 봐서는 잘 팔리지 않을 것"이라고 반응했다.

한편, 경기도의 대북사업의 핵심조직인 아태평화교류협회에 관한 그동안의 이야기는 위 관련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경기도는 지난 2018년 11월 16일 브리핑을 통해 경기도 모처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북한 인사 리종혁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이화영 평화부지사,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 등의 소식을 전했다. 2018.11.16.(사진=아태평화교류협회, 편집=조주형 기자)
경기도는 지난 2018년 11월 16일 브리핑을 통해 경기도 모처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한 북한 인사 리종혁과 이재명 당시 경기도지사, 이화영 평화부지사, 아태평화교류협회 안부수 회장 등의 소식을 전했다. 2018.11.16.(사진=아태평화교류협회, 편집=조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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