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이 차기 당 대표로 전폭 지원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이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경쟁자인 안철수 의원에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자 나경원 전 의원 자택을 찾아갔다. 김 의원은 이 같은 사실을 SNS를 통해 공개하며 나 전 의원을 향해 뜨거운 구애를 날렸다.
김 의원은 4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어제(3일) 저녁에 집으로 찾아뵀다"며 "지난 20년 세월 동안 당(黨)을 같이 하면서 보수우파의 정통성을 지키기 위해 동고동락했던 동지였기에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의 뜨거운 애국심과 애당심을 잘 알고 있다"며 "민주당 정권의 폭거를 저지하기 위해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도 꿋꿋이 싸워온 역할과 공헌을 저는 존중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합치자"고 말하자 나 전 의원이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영원한 당원'으로서 해야 할 역할에 관해 숙고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나 전 의원과 함께 손잡고 나아갈 수 있도록 대화를 계속 나누면서 협력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당초 오는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출마 의지를 밝혔던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윤핵관, 그리고 초선의원 50여명의 융단 폭격을 내리 얻어맞은 끝에 출마 의사를 접고 지난달 25일 불출마 선언을 했다. 설 명절까지 장고를 거듭하며 지방 사찰 등을 돌았던 나 전 의원은 일정을 함께 한 기자 등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표하기 위해 마련한 주말 오찬 자리에서 "이번 전당대회에서 그 어떤 역할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나 전 의원 불출마 효과가 안 의원에게 집중되면서 김 의원이 독주하는 듯 했던 선거 판세는 뒤집어졌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