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흠 충남지사가 국민의힘 당권주자인 나경원 전 의원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전날 나 전 의원의 부동산 투기 의혹까지 거론하며 불출마 압박을 공공연히 한 데 뒤이은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김태흠의 생각'이라는 SNS 메시지에서 "진흙탕 싸움에 빠진 친정집에 충언을 드린다. 어렵게 정권교체를 해 윤석열 정부가 출범한 지 채 1년도 안 됐다. 집권여당은 대통령과 함께 국정운영의 무한한 책임을 지며 정부와 한 몸이 돼야 한다. 당은 하나로 뭉쳐야 한다"며 "나경원 전 의원님, 장(場)만 서면 얼굴 내미는 장돌뱅이입니까?"라고 했다.

김 지사는 "장관급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은 지 두세 달 만에 대통령과 각을 세우며 당 대표로 출마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손에 든 떡보다 맛있는 떡이 보인다고 내팽개치는 사람. 몇 달 만에 자신의 이익을 좇아 자리를 선택하는 사람. 한 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는 사람을 어찌 당 대표로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고 했다.

김 의원은 "벌써 당이 친이·친박, 친박·비박으로 망했던 과거를 잊었나?"라며 "과거 전철을 밟지 말자. 제발, 선당후사(先黨後私)의 자세로 당을 살리고, 살신성인(殺身成仁)의 마음으로 당을 바로 세우자"고 했다.

대표적 친박 의원으로 3선을 지낸 김 지사는 현재는 친윤계로 분류된다. 윤심을 따라 충청도 정가에서도 나 전 의원을 배척하며 김기현 의원에게 힘을 싣겠다는 신호탄 아니냔 전망이 나온다.

홍 시장은 연일 나 전 의원 비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전날에도 "대학시절 사적관계를 아직도 착각하여 국가의 공무와 연결 시키면서 칭얼대는 모습은 아무리 봐도 딱하기 그지 없다"며 "이미지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 한 사람으로 끝났는데 대통령실 참모들까지 비난하면서 김소월의 진달래꽃처럼 역겨워 손절한 분에게 매달리는 것은 대통령측과 결별만 더욱더 빨리 오게만들 뿐"이라고 일갈했다. 심지어 세간에 떠도는 말까지 언급하며 나 전 의원의 비리 의혹을 공론화했다. 홍 시장은 "아직 임기가 4년도 더 남은 대통령을 진심으로 위한다면 이제 그만 자중 하는게 좋지 않을까"라며 "들리는 말로는 지난해 검증과정에서 건물 투기 문제가 나왔다는데 사실인지 여부는 알 수 없으나 그것부터 해명 하는 게 우선순위가 아닌가"라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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