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검으로 압송…'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 수사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연합뉴스).
해외 도피 중 태국에서 붙잡힌 김성태 쌍방울 그룹 전 회장이 17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쌍방울 대북 불법 송금 의혹의 '키맨'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귀국했다.

쌍방울그룹의 실소유주인 김 전 회장은 이날 새벽 태국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탑승해 오전 8시 26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양손이 포승줄에 묶인 상태로 검찰 수사관들의 인계를 받았다.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변호사비 대납 의혹 부인하느냐’ ‘대북 송금 인정하느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답했다.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 없느냐’는 질문에는 “심려를 끼친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고 했다. 또한 “부족한 저 때문에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상처받은 거 주위에서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나 이 대표 측과의 관계, 연락 여부를 묻자 “모릅니다”라고 했다. ‘전혀 모른다는 거냐’는 질문에는 “네”라고 했다.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대해서는 “변호사비가 이 대표에 흘러간 게 없다”고 부인했다. ‘정치적 망명을 검토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그런 적 없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며 “검찰에서 다 밝혀질 것”이라고 했다.

검찰 수사관들은 김 전 회장이 태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자마자 그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김 전 회장을 검찰청사로 압송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체포 시한인 48시간 내 김 전 회장을 집중 조사하고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 말 검찰 압수수색을 앞두고 싱가포르로 출국했다. 같은 해 7월 말 태국으로 거취를 옮겨 도피생활을 했다. 지난 10일 사촌 형인 양선길 현 쌍방울 회장과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경찰 이민국에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과거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을 때 변호사비를 대신 내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쌍방울그룹 회삿돈을 임의로 쓴 횡령 및 배임 혐의 등도 받는다.

또한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이던 2019년 5월 이화영 경기도 평화부지사, 안부수 아태협 회장 등의 도움으로 중국 단둥에서 북한 측으로부터 광물 개발 등 6새 분야 사업권을 받았다. 이에 대한 대가로 2018~2019년 640만 달러를 중국으로 밀반출해 북한에 전달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안부수 아태협 회장은 김 전 회장의 지시로 이 가운데 50만 달러를 북한 조선아태위 김영철 위원장과 송명철 부실장에게 건넨 혐의로 기소됐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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