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서울 송파구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현재는 나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해임을 두고 장 의원이 나 전 의원을 맹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나경원 전 의원을 이틀 동안 강력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13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대한 사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는데, 대통령실은 사표 수리 대신 부위원장과 기후환경대사직 전격 해임을 단행했다. 장 의원은 이 과정에서 나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며 "정치신파극을 연출했다"고도 했다.

장 의원은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나 전 의원을 비판했다. 

장 의원은 13일엔 "국익을 위해 세일즈 외교를 나가는 대통령의 등뒤에 사직서를 던지는 행동이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를 위하는 길이냐"며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다루는 공직자가 그 직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행태가 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을 가장 위하는 척 하는 위선적 태도에 할 말을 잃었다"며 "오로지 자기 정치만 하는 사람이 자신을 가장 대통령을 위하는 것처럼 고고한 척 하는 행태는 친윤을 위장한 비겁한 반윤"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당신 당신 하는데 허구한 날 윤핵관, 윤핵관 하는 유승민 이준석과 뭐가 다르냐. 이런 행태는 대통령을 저격하는 것 아니냐"며 "우리당에 분탕질을 하는 사람은 이준석, 유승민으로 족하다. 대통령을 위하는 척 하며 반윤의 우두머리가 되겠다는 거다"라고 규정했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이 13일 페이스북에서 "나는 결코 당신들이 '진정으로' 윤석열 대통령,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장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전형적인 약자 코스프레 하고 있다. 마치 박해를 받아 직에서 쫓겨나는 것처럼 하고 있다"며 "우리 당에서 가장 혜택을 받은 사람이 누구냐. 장관급 자리를 2개나 가지고 있는 사람이 누구냐. 퍼스트클래스 타고 다니면서 장관급 예우 받는 것이 약자는 아닐 것"이라고 했다.

또 "두 번이나 대통령 특사를 다녀오고 대통령이 위원장으로 있고 장관들을 위원으로 두고 있는 위원회 부위원장이 약쟈냐"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 비서실장에게 문자하나 '툭' 보내 자리를 집어던지는 태도는 대통령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도 망각한 처사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국무회의 의결까지 거쳐서 임명한 엄중한 자리를 이토록 가볍게 생각하는 게 공직자의 도리는 아닐 것"이라며 "불과 3개월 전에 본인이 그토록 원해서 간 자리가 부위원장이다. 오로지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 아니냐"라고도 했다.

장제원 의원이 13일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장 의원은 14일 오전엔 "나경원 전 의원이 공직을 자기 정치에 이용한 행태는 대통령을 기만한 것"이라며 "해외 순방 직전 대통령의 등 뒤에 사직서를 던진 건 대통령이 자리를 비운 사이 여론전을 해 보겠다는 속셈 아니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고독한 결단' '탄압받는 나경원' '나경원이 생각하는 진정한 윤석열 정부의 성공' 등등 그럴듯한 말들을 올리며 온갖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사찰로 성당으로 이런 저런 지역일정을 흘리며 고독한 척, 외로운 모습을 연출하려는 시나리오는 너무나 통속적인 정치신파극"이라 맹공했다.

그러면서 "나경원 전 의원을 지지해준 지지층은 국민의힘 정통 보수 당원들"이라며 "대통령을 기만하고 공직을 두고 대통령과 거래를 하려 했던 나 전 의원의 민낯이 드러난 상황에서 과연 정통 보수 당원들이 계속 지지하겠냐"고 주장했다.

또 "도대체 당내 한 줌 남은 반윤 세력들이 앞다퉈 그토록 미워했던 나 전 대표를 미화하고 찬양하고 나섰을까"라며 "얄팍한 지지율과 일자리가 필요한 정치낭인들에 둘러싸여 헛발질을 거듭하고 있는 나 전 의원이 느닷없이 민주 투사로 둔갑해 벌일 눈물의 출마선언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장제원 의원이 14일에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한편 장 의원의 공격에 대해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을 요구한 바 없고, 퍼스트 클래스 좌석을 이용한 적도 없다. 사실과 다르기에 바로잡는다"는 입장을 냈다. 또 해임이 결정된 후엔 "대통령님의 뜻을 존중한다"며 "어느 자리에 있든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페이스북에 글을 남기기도 했다.

나 전 의원이 13일 올린 글. [사진=페이스북]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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