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오른쪽 )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송파구민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송파을 신년인사회에서 나경원 전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김 의원은 국민의힘 당대표에 이미 출마했고 나 전 의원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을 때였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차기 당대표 후보 지지도 및 당선 가능성에서 나경원 전 의원을 오차범위 내에서 처음으로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미디어트리뷴 의뢰로 12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250명 중 515명을 대상으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로 누가 선출되는 것이 좋은가'라고 물었다. 그 결과 김 의원이 32.5%로 드러나 가장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반해 나 전 으원은 26.9%를 기록했다. 두 후보의 차이는 5.6%p다.

리얼미터는 오는 3월 8일 국힘 전당대회에서 당원 100%투표로 치뤄지는 것을 고려해 515명을 국힘 지지층으로 한정해 이와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이 18.5%를 차지했고, 유승민 전 의원은 10.4%를 기록했다. 윤상현 의원이 1.6%, 기타 인물이 5.7%, '잘 모르겠다'는 3.5%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매우 잘한다'라고 대답한 적극 지지층에서는 김 의원이 43.3%를 기록해, 26.0%를 차지한 나 전 의원과 17.3%P 차이를 보였다. 나 전 의원이 지난 10일 김대기 비서실장에게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했다고 주장했고 13일엔 서면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대통령실이 사표 수리 대신 해임을 결정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결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의 나 전 의원에 대한 불편한 마음이 적극 지지층에서의 지지도 격차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당 대표 가능성 역시 김 의원이 35.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나 전 의원은 29.4%였고 안 의원은 15.8%, 윤 의원은 4.8%였다.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나 전 의원과 용산 대통령실의 갈등이 최고점에 이르던 시점, (나 전 의원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 사의가 언론에 노출된 상황에 실시한 조사"라며 "그간 넉넉하게 앞섰던 나 전 의원 지지도가 오차범위 안이지만 김 의원에게 추월당한 첫 조사 결과라는 게 이번 조사의 핵심 의미"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건은 흐름의 지속 여부"라면서 "그간 윤 대통령과 큰 갈등 없이 일반 국민과 국민의힘 지지층 사이에서 대세를 형성한 나 전 의원의 지지율이 갈등 국면 2라운드로 진입하면서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고도 했다.

배 위원은 "(김 의원이) 나 전 의원 이탈층을 흡수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그간 국회의원 사이에서만 강세를 보였지만 이제는 국민의힘 지지층과 당원들의 지지 물꼬가 트이면서 대세론을 점화할 물적 토대를 갖췄다고 평가한다"고 전망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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