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이후 62일 만에 모습 드러내…수척해진 모습
MB "검찰도 '무리한 기소' 인정할 것"
"다스 혐의, 제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이명박 전 대통령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등 혐의로 구속 수감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77)이 2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417호 법정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2시25분께 서울동부구치소를 출발해 12시 59분께 재판이 열리는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 도착했다. 이 전 대통령이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3월22일 구속된 이후 62일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교도관들의 부축을 받아 호송차에서 내렸다. 수감되기 전보다 다소 수척해진 모습이었다. 그간 이 전 대통령의 변호인들은 구치소에서 식사도 많이 하지 못하고 당뇨와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법정 모두진술에서 밝힐 입장문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레몬색 서류봉투를 들고 등장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재판에서 뇌물수수와 횡령, 조세포탈 등 16개 혐의에 대한 재판을 시작한다. 재판부는 앞서 이달 3일과 10일, 17일 3차례에 걸쳐 공판준비기일을 열었지만 이 전 대통령은 출석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검찰이 자신을 무리하게 기소했으니 법원이 잘 판단해 달라는 취지의 모두 진술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비통한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 검찰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다스 혐의는 제 상식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측근들의 진술에 대해선 "증인들이 사실과 다른 진술을 한 것은 피치 못할 사유가 있었을 것"이라며 "증인들에 돌아갈 불이익이 우려된다. 다투는 모습을 국민에 보이는 것이 참담하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16개 혐의를 인정하지는 않지만,검찰이 제출한 증거 채택엔 동의한다"며 "같이 일을 해 왔던 사람들을 법정에 불러와 '검찰에 거짓말한 것 아니냐'고 추궁하는 게 금도가 아닌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앞으로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이 진행될 417호 법정은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판을 받은 곳이다. 150명이 방청할 수 있는 전국 최대 규모로, 일반 법정의 3배 가량 된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도 12·12 사태와 비자금 사건 등으로 이곳에서 재판을 받았었다.

이슬기 기자 s.lee@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