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야 성향 온라인매체 민들레가 11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철거됐던 윤 대통령 부부 풍자 그림 80여점의 전시회를 별도로 연다고 밝혔다. [사진=민들레]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무당과 피노키오' '친일' '진격의 거인'으로 부적절하게 풍자했단 지적을 받아 국회의원 회관에서 철거됐던 그림 80여점이 친야 성향 온라인 매체 민들레에 의해 다시 내걸리게 됐다. 그림을 철거하란 명령을 내린 주체가 더불어민주당의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임에도 민들레가 또다시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을 악화하기 위해 무속·친일 망령을 되살리려 한단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민들레는 11일 <민들레가 '굿, 바이 망명 작가 온라인전'을 연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시회를 연다고 했다.

민들레는 "국회사무처가 지난 9일 새벽 국회에서 전시 예정이던 윤석열 대통령 부부 풍자 작품들을 예고도 없이 철거했다"며 "이번 사태는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가 얼마나 퇴행하고 있는지 날것으로 보여주는 하나의 증명으로 '국가가 표현의 자유를 말살했다' '국회가 예술을 모욕하고 작가들을 능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했다.

이어 "김진표 국회의장의 방조와 이광재 국회사무총장의 실행으로 여의도에서 쫓겨난 작가들은 졸지에 망명객이 됐다"며 "다행스럽게도 방송인 김어준 씨가 자신만의 공간인 벙커1 건물 1층 카페에서 11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굿, 바이 망명 작가전'이라 이름 붙인 전시회를 열어 망명객들의 그림을 모신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시민언론 민들레는 '온라인전- 굿, 바이 망명 작가'를 11일부터 열어 하루에 몇 점씩 게재한다"고도 했다. 

이번 대리 전시회는 민들레와 김어준 씨가 공동으로 여는 셈이라 할 수 있다. 민들레는 온라인에서, 김어준 씨는 오프라인에서 연다는 차이점이 있을 뿐이다.

민들레는 이날 기사에서 총 6점의 그림을 먼저 내걸었다. 이 그림들의 주제는 이태원 참사, 무속 및 친일, 손상된 민주주의, 김건희 여사 등이다. 그림을 보면 윤 대통령은 아기로 묘사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부둥켜안고 있거나 돼지로 그려지기도 하고, 무당으로 분한 김 여사와 욱일승천기 부채를 든 천공의 조종을 받는 피노키오로 그려지기도 한다. 또한 국민의 일상이자 민주주의·희망·평화·국민을 상징하는 노란 꽃을 짓밟는 거인으로 그려지기도 하며 침몰 직전의 배에서 안절부절하는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했다. 이날 나온 기사가 '① '무당 나라'의 술 취한 대통령' 이므로 앞으로 시리즈로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다.

11일 온라인전으로 공개된 6점 중 1번째 그림. 아기로 묘사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윤석열 대통령이 부둥켜 안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민들레]

하지만 그림을 그린 작가들과 민들레가 갖가지 현란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비해 일반인들이 이 그림들을 봤을 때의 감상은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인다. 야당 지지 성향의 네티즌들을 제외하고는 "그림 정말 역겹다" "그림체에서 쉰내가 난다" "진보대학생 감성이냐" "위트나 풍자가 전혀 없는 정치선전물에 불과한 것 같다" 등이다. 2021년 재보궐선거에서부터 확인됐듯이, 좌파적 성향은 40대·50대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반면 20·30대는 차후 보수를 지탱할 신진 세대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이 보기에 40대 이상의 작가들이 특정 정치 목적을 가지고 그린 풍자 그림은 그저 자칭 '풍자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무당으로 분한 김건희 여사와 욱일승천기 부채를 들고 있는 천공의 조종을 받는 마리오네트, 피노키오라고 '풍자'한 그림. 이를 본 일반인들은 '이게 풍자냐' '정치 선전물에 불과하다' '역겹다' 등의 반응을 보여준다. [사진=민들레] 

이 그림들에서 좌파의 유구한 선동 레퍼토리가 다시 한번 확인된단 평가도 나온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무속·친일·민주주의에 대한 위협 등으로 끊임 없이 공격했던 것처럼 윤 대통령에 대해서도 동일한 소재를 재사용한단 것이다. 이는 스스로 '진보대학생'을 자처하는 좌파의 소재가 점점 고갈되어가는 징조일 수 있다.

한편 이 사무총장은 10일 그림 철거의 이유로 "시기가 적절하지 않았다"며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와 관련해 민주당 의원님들과 많은 의견을 나눴고,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이후 적당한 시기에 전시회를 여는 게 바람직하단 공감대가 있었다"고 했다. 또 "주최한 의원 12명 중에서도 상당수가 미루는 게 낫겠다는 의견을 냈었다"며 "표창원 전 의원의 사례도 있었듯 앞으로 국회 내부에서 전시하는 내용과 관련해 여야가 지혜를 함께 모을 필요도 있겠다는 의견도 있다"고도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그리고 전시회를 주최하기로 했던 의원들마저 시기가 적절치 않다며 미루자고 한 것은 합리적이고 칭찬받아 마땅한 결정이지만, 품격이 갖춰져야 할 대한민국 국회에서 이러한 전시회를 완전 철회하는 것이 아닌 '미루자'고 한 것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단 지적도 나온다. 또한 '적절한 시기'란 뭐냔 물음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에 대한 여론 선동을 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아닌지 명확하게 해명해야 한단 것이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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