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유가족 중 한 명인 故 이지한 씨의 아버지 이종철 씨가 "윤석열 대통령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을 한번 배신을 했기 때문에"라고 말했다. 이 발언에 대해 아무리 유가족이라도 정치적으로 지나치게 편중된 발언을 했단 평가가 나온다.
이 씨는 5일 서울 중구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열린 2023 시민사회단체 신년하례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이씨는 "함께 슬퍼해주시고 저희들을 위로해주신 여러분들께 다시한번 감사드린다"며 발언을 시작했다.
이씨는 "10월 29일 이후에 보통 여느 가정처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다"며 "도저히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는 저를 포함해서 다른 유가족들은"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는 저희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 같다. 들리지 않는 것이 아니고 들으려 하지 않는다"며 "국정조사 참관하고 방청하면서 유가족들은 또 한번 가슴이 무너졌다. 대한민국이 이런 곳이었구나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이 잘못된 건가 너무 후회를 많이 했다"고 했다.
이 씨는 "저희는 아무 힘도 없고 그동안 너무 비참하게 혹한의 추위 속에 내버려졌었다"며 "그래도 시민사회 여러 단체가 움직여서 저희에게 손을 내밀어주셨다. 원래는 정부가 저희들에게 손을 내밀어줘야 하는데 어떻게 이럴 수가 있는지 아직까지 이해가 안간다"고 했다.
이어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사람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한번 배신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내가 한번 배신을 했기 때문에 혹시라도 발등 찍할까봐 지금 현재 국방부 합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죄송하다.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을 말씀드린다"면서도 "행안부 경찰청장 시키는 일만 할 줄 아는 사람들을 자리에 올린 것 같다. 그러다보니까 스스로 할줄아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이 씨는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희생됐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나서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사람들이 아직까지 그 자리에 앉아서 수사를 받는 것이 아니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정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하는 분이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상식을 가지고 대한민국 정부를 이끌겠다고, 국민을 책임지시겠다고 하는 분이"라고 했다.
이 씨는 "기자여러분 제가 드리는 말씀 꼭 해달라"며 "핵심을 빼고 올리냐(는 말씀) 꼭 드리고 싶다. 유가족들 잘못한 것 없다"고도 했다.
이 씨의 발언에 대해 일각에서는 '유가족이 할 수 있는 발언의 수위를 넘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저런 발언이 누적될수록 유가족이라기보다는 정치적 목적을 지닌 것이 아닌가'라고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문 전 대통령을 '배신'했다고 본다는 점에서 이 씨의 정치적 성향이 드러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이 씨와 그의 부인 조미은 씨 등 윤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일부 유가족들은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의 구급차 논란에 대해서는 큰 문제를 삼지 않고 있다.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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