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왼쪽)이 지난 2021년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방문해 인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왼쪽)이 지난 2021년 11월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잔디광장 분수대 앞에서 제20대 대통령선거 출마 선언을 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방문해 인사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영남권에 국한되는 국민의힘이 아니라 수도권에서 이길 수 있는 국민의힘을 만들어 달라"며 5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해 그의 진짜 의도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윤상현 의원은 이날 오후 경상북도 구미에 위치한 故 박정희 前 대통령 생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과 영남권, 두 날개로 날아오르는 국민의힘을 만들어달라"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윤상현 의원이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면서 내건 핵심 포인트는 '수도권'이다. 수도권에서 석권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는데, 영남권 인사 위주로 포진된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들의 지역 편중성과 결을 달리하는 발언이다.

윤 의원이 말한 '수도권'이란, 수도권 소속 인사가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으로 차기 당대표로 물망에 오르는 이들은 김기현·안철수·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 등이다. 권성동 의원은 이날 오전 불출마 선언을 했다.

이들 가운데 수도권 지역구를 갖고 있는 인물은 안철수 의원이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갑 지역구의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인천 동구미추홀구을에서 당선된 윤상현 의원 등으로, 윤 의원은 이날 수도권 지역  석권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이다.

윤 의원이 내건 수도권 석권은, 안철수 의원과의 연대 가능성으로도 열려 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윤상현 의원 출정식에서 "진심으로 환영한다"라면서도 "경쟁과 협력을 통해 승리의 길을 만들어나가길 고대한다"라는 축문을 보내기도 했다. '경쟁과 협력'이라는 용어에서 연대 가능성이 완전히 배제돼 있지 않음이 엿보인다.

이번 총선은 2024년 다가오는 총선에서 공천권에 당대표로 관여할 수 있다. 차기 공천권을 휘두를 수 있는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하게 되는 당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차기 당대표로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들 당대표 출마자들의 공천 문제가 엮여 있는 것.

그에 따라 안-윤 연대 가능성은, 안철수·윤상현 의원 중 누가 되더라도 차기 당대표 출마 과정에서 협력했을 시 이들에 대한 양대 공천권 확보는 따놓은 당상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들 중 윤상현 의원의 경우, 인천 지역에서 연달아 지역구 국회의원을 했기 때문에 차기 공천권 확보를 통해 '인천의 맹주'로 거듭나는 시나리오를 노리고 있을 수 있다.

이미 과거 공천 컷오프를 경험한 바 있기 때문에, 공천권 확보를 노리고 계속 '수도권 석권'을 외치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윤상현 의원은 과거 2020년 4월 총선 전 컷오프된 이후 171표 차로 간신히 당선됐다. 그는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으로 곧장 복당하지는 않겠다고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소속 핵심 관계자들은 이날 <펜앤드마이크>와의 통화에서 "지역적 무게추가 강력한 영남에까지 가서 출마선언을 하는데 굳이 그곳에서 수도권을 외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라고 전했다.

한편, 윤상현 의원은 5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의힘에 있어 영남권은 심장이지만, 이번 싸움은 수도권에 속하는 손과 발이 하는 만큼 승패는 수도권에서 결정된다"라면서 '수도권'을 강조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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