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공개된 친야성향 온라인 매체 민들레의 기사. 이 기사는 제목부터 윤 정부를 공격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됐다. 이에 더해 기사 내용도 과대 해석과 왜곡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도 좌파 네티즌들은 이 기사를 보고 윤 대통령의 '탄핵'을 거론하는 등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민들레]

펜앤드마이크는 3일 마치 윤석열 정부가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최초 명시한 것처럼 기사 제목을 단 친야성향 온라인 매체 민들레의 보도 행태를 문제삼은 바 있다(관련기사: [단독] 민들레, 또 선 넘었다..."독도는 일본 고유 영토" 尹 정부가 쓴 것처럼 왜곡·선동). 이 기사를 본 친야 성향 네티즌들은 기사에 대한 비판의식 없이 "탄핵감 아니냐" "뼛속까지 친일 저자세 굴욕 외교다" 등 민들레의 의도에 충실히 따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기사 내용이 어떻기에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일까. 기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과대해석 및 사실 왜곡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독도는 '일본 고유영토' 첫 명시? 일본이 본격적 공세한다고?

민들레는 '기시다 후미오 내각이 지난달 16일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독도를 일본 고유영토라고 처음으로 못 박았다'는 점을 들며 "독도 문제가 전혀 다른 차원에서 위태롭게 전개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라 분석했다. 그러면서 2013년 판에서는 '국제법에 따라 평화적으로 분쟁을 해결한다는 방침'에서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에 기초해 의연하게 대응하면서' '끈질기게 외교 노력을 한다'는 부분이 추가됐단 점에서 "독도를 어떻게든 자국에 편입시키겠단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민들레가 '어떻게든 편입시키겠단 일본의 의지'라고 평가한 것은 지나치단 지적이다. '어떻게든'이라는 표현은 마치 일본이 외교적 수단을 포함해 군사적 수단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일본은 분명히 '외교 노력'으로 국한했다. 외교적 노력은 '독도 문제의 ICJ(국제사법재판소) 회부'라는, 일본이 늘 해왔던 행위를 다시 한번 밝힌 것임에 불과하다.

또한 일본이 본격적으로 공세에 나선다는 표현도 옳지 않단 지적이다. '본격적 공세'라 하면 마치 일본이 독도를 빼앗기 위해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 될 수 있지만, 일본 정부는 새로이 개정된 국가안전보장전략에 "헌법과 국제법 범위 내 전수방위(일본이 공격받을 경우에만 최소한의 자위력을 행사)의 사고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선제공격은 허용되지 않는다"라고 분명히 명기했다. 민들레는 이 부분은 뺀 채 자의적으로 해석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게다가 민들레는 일본의 신 국가안전보장전략의 핵심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중국을 지금까지 없었던 최대의 전략적 도전"으로 규정했다는 사실은 전혀 적시하지 않은 것이다. 일본의 재무장이 '원교근공' '합종연횡' 등 외교의 기본 법칙에 따른 부수적 결과 중의 하나이며, 과거 일본과 가장 격렬하게 싸웠던 미국마저도 찬성하고 있는 이유를 민들레는 외면하고 있다. 아니나다를까 민들레 전체를 뒤져봐도 중국의 팽창주의를 비판하거나 신 중화제국을 건설하려는 야망에 대해서 지적하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었다. 민들레는 시시각각 변하는 외교 정세에 따라 적과 동맹도 급변하는 외교의 일반적인 양태는 도외시한 채 '한일 유착' 등의 부정적인 어휘만 사용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반일 의식을 주입하려 하고 있다.

어디에 처음 명시를 했다는 것인가? 일본이 어떤 본격적 공세를 한다는 것인가? 민들레 기사의 소제목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사진=민들레]

 

윤 정부의 항의가 '의례적'? 대통령의 영토보전 책무에 소홀하고 있다?

민들레는 일본의 국가안전보장전략 개정에 대해 윤석열 정부가 미온적·의례적 대응을 했다며 그 근거로 공식 입장 발표 주체가 외교부 대변인으로 격하됐단 점, 형식도 성명이 아닌 논평으로 했단 점을 들었다. 또한 주한 일본 대사관 관계자를 초치한 주체도 외교부나 국방부의 장·차관이 아닌 국장급이었다며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는 민들레의 일방적인 주장이란 지적이다. 문재인 정부 시기였던 2021년 일본이 방위백서에 17년째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을 때에도 한국 정부는 외교부는 국장급, 국방부는 차장급이 항의했으며 외교부 대변인이 논평을 냈다. 민들레의 주장대로 윤 정부의 항의가 미온적·의례적이었다면 문 정권의 항의도 마찬가지란 얘기다.

민들레는 또한 일본이 독도를 실제로 침공하는 등 무력 도발을 감행하지도 않았음에도, 윤 대통령이 대통령의 영토보전 책무에 소홀했다고 보는 과대해석을 범했단 평가다. 

아울러 동아시아 역내 평화를 위협하는 최대 원인인 중국의 부상에 맞서 한·미·일의 협력이 강화되고 있는 대국을 민들레가 읽지 못한단 비판도 나온다. 현 시점에서 한국의 최대 안보 위협이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단 것이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일환으로 윤 정부는 문 정권이 불가역적으로 망가뜨렸던 한일관계를 어렵게 회복해나가고 있는데, 민들레는 친야 성향 매체로서 문 정권의 과오를 되짚어보고 반성하기는커녕 지속적으로 '반일'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 정부의 항의가 '의례적' '미온적'이란 지적은 문재인 정권에도 적용될 수 있다. 소위 '아전인수'격 해석이란 소리다. [사진=민들레]

 

일본이 명시한 '반격 능력'이 독도용?...왜곡해서 설명해

민들레는 일본 정부가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명시한 '반격 능력'이 마치 독도용인 것처럼 설명하고 있어 독자로 하여금 왜곡된 시각을 갖게 할 우려가 있단 지적이다. 일본은 국가안전보장전략에 분명히 "필요로 할 때 최소한의 자위 조처로서 상대 영역에 반격하는 능력을 보유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위에서 밝힌 대로 "헌법과 국제법 범위 내 전수방위의 사고방식을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 선제공격은 허용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이말인즉슨 한국이 먼저 일본을 공격하지 않는 한 일본도 한국 영토를 공격할 일이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민들레는 일본이 언제든 한국에 공격을 가할 것처럼 쓰고 있다.

민들레는 일본이 '전수방위' 원칙을 전혀 포기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이를 폐기하고 공격적인 군사 대국으로 나가려는 것처럼 서술하고 있으며, 이미 방위백서에는 18년째 명시하던 것을 국가안전보장전략에도 포함시켰다며 과도한 의미부여를 하고 있단 평가다. 더구나 현재의 일본은 미국이 목줄을 잡고 있는 개와도 같아 군사력이 강해졌다고 해서 군사적 도발을 일으킬 수 없다. 민들레는 이러한 외교적 현실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탄핵' 또다시 거론하는 좌파 네티즌들...탄핵은 그들만의 '전가의 보도'인가

이 기사를 본 친야성향·좌파 네티즌들은 또 탄핵을 거론하고 있다. 주요 반응은 "탄핵감 아니냐" "뼛속 친일 저자세 굴욕 외교가 빛을 낸다" "일제시대 통째로 나라 팔아 먹은 을사 5적이 생각나는 날" "하루빨리 저 자리에서 끌어내려야 나라가 살고 국민들이 명대로 살 수 있다" "무능, 무지, 편견, 철면피" 등이다.

윤 정부가 지극히 상식적·이성적인 대응을 했음에도 이들은 좌파적 세계관에 갇혀 비현실적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 언론에서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이 거짓으로 판명됐음에도, 야권 지지층의 70%가 이를 여전히 사실로 보고 있음을 보도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이다.

특정 집단에서 생산되는 담론이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한다는 푸코식 해석도 여기에 적용될 수 있다. 문 정권때부터 시작된 끊임 없는 '반일팔이' '노노재팬' '반일 대 친일'의 선악식 구도는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좌파 극렬 지지층은 한국 정부가 조금이라도 일본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면 곧바로 '친일'로 규정해버리는데, 이는 좌파 내 오피니언 리더들 및 민들레와 같은 온라인 매체가 계속해서 '세뇌'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자신들만의 담론을 통해 지지자들이 보수 지지층 및 보수 정권에 대한 적대심을 키우도록 유도해 충성심을 고취하고 유지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자신들의 가치 추구에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탄핵'을 '전가의 보도'로 거론하는 점을 고려하면 야권 지지층이 작년의 대선 결과에 과연 승복하고 있는 것이냔 지적도 나온다. 이들에겐 여전히 故 김대중·故 노무현·문 전 대통령만이 대통령 아니냔 것이다. 

이 기사를 본 좌파 네티즌들은 '탄핵' '친일 저자세 굴욕 외교' 등의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좌파 담론이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배해 현실을 왜곡해서 본 결과 저런 반응이 나온단 해석이 가능하다. [사진=민들레]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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