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비밀 경찰서 진상규명 설명회' 시작 직전의 동방명주의 모습. 논란이 컸기에 한강시민공원을 방문했다 동방명주 사진을 찍어가는 시민들이 포착됐다. 사진 속에서도 어느 부부가 촬영하는 모습이 보인다. [사진=박준규]

지난 1일 펜앤드마이크는 지난달 31일 열린 '비밀경찰서 진상규명 설명회'에서 동방명주 잠실의 왕해군 회장이 공개한 현 유선장 소유 업체 메가존(Megazone)의 공문을 근거로, 한달 간의 유선장 공사가 끝난 후 식당 재개장이 쉽지 않을 것이란 기사를 내보낸 바 있다(관련기사: [단독] 동방명주의 암울한 미래?...왕해군 "구두계약 체결돼" 설명회 난입 선주 "31일까지 짐 빼"). 이에 대해 보다 확실한 정보를 듣고자 소유 업체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접촉이 거부됐다. 대신 동방명주 측 사정을 잘 아는 다른 관계자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인터뷰 결과 과거 유선장에서 행인이 강에 빠져 사망하는 인명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9년 10월경 이 유선장에서 인명사고가 발생했다"며 "취객이 유선장과 유선장 통로 사이에 빠져 숨졌다"고 했다. 관계자는 "당시 이 취객이 만취한 것도 아니었는데 한강에 빠진 것을 일행이 몰랐다"며 "유가족들이 당시의 유선장 소유주 (주) 시크릿에 문제를 제기해 업무상 과실치사로 민사 소송 중이다"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이 사고가 언론에 보도된 적 있느냐'는 질문에 "어느 언론에서도 보도된 바 없다. 사람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슈가 되지 않았다"고 했다.

인명사고가 일어난 이유에 대해 관계자는 "유선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동방명주가 이 유선장에서 운영을 하는 과정에서 안전 소홀·안전 불감증이 팽배했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고 영상이 남아 있진 않지만 보기에 황당한 수준으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밤 유선장 관리소를 처음 찾았을 때 유선장에 CCTV가 설치돼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 사고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 소유 업체가 유선장을 인수하고 난 후 인명사고가 더 이상 있으면 안 된다며 CCTV를 설치했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유선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이유에 대해서는 "유선장 경매기간 동안 소유주가 불분명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았던 점, 동방명주가 영업을 위해 무리하게 시설물을 설치했다는 점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유선장의 안전이 확보되지 않았었고, 현 유선장 소유주는 방문객과 시민의 안전을 우려해 보수공사를 하려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현 소유 업체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동방명주의) 영업을 중지시키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유선장 정비공사가 끝난 후 동방명주와 정식 계약을 할 지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다"라고 털어놨다. 유선장에서의 인명 사고에 동방명주의 시설물이 문제가 됐다면 차후 임대 계약에도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1일 동방명주의 진상규명 설명회에서 왕해군 회장이 '구두계약을 맺었다'라고 자신한 점에 대해서는 "(왕 회장이 말한) 구두계약도 본인들 생각일 뿐이라고 생각된다"며 "그가 말한 '30년+30년 총 60년'의 임대 계약도 전 소유주와 계약한 내용이라 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현 소유 업체는 적법한 절차를 거쳐 안전보수공사를 하려 한다"며 "안전한 유선장을 만들기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명도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도 했다.

한편 지난달 31일 진상규명 설명회에서 왕 회장은 유선장 공사를 하는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영업 정지를 하게 된 이유가 안전보장 상의 문제 때문"이라며 "안전 보장 기간이 8년인데 실소유주가 바뀌면서 안전문제에서 불합격을 받았다. 이 문제에서 의구심이 든다"고만 했을 뿐이다. 그가 왜 인명사고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았는지 추가적인 설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왕 회장은 설명회에서 2017년 2월 1일 첫 계약을 맺었고, 2017년 10월 다시 재계약을 한 후 2019년 중순이 되면 리모델링을 끝마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후 인명사고가 발생했으므로, 동방명주가 인명사고와 무관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왕 회장이 인명사고를 알고도 의도적으로 이를 언급하지 않은 것인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밀경찰서 진상규명 설명회'에서 동방명주 측이 공개한 공문. 그에 따르면 해당 유선장 소유 업체 메가존은 동방명주에 사실상의 퇴거를 요구했다. 그 이유가 이번에 드러난 셈이다. [사진=박준규]

박준규 기자 pjk7000@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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