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는 2일(현지시간) 북핵 문제를 비롯한 세계적인 핵무기 위협이 새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다뤄야 할 주요 외교적 도전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은 지난해 기록적인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서고 7차 핵실험을 앞두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유엔에서 러시아와 중국의 방해로 실효성 있는 제재를 가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포린 폴리시는 이날 바이든 대통령이 2023년 새해에 직면하게 될 주요 외교 도전 과제로 지난해 거듭된 협상에도 불구하고 결국 좌초된 이란 핵 협상, 미러 관계가 악화하면서 더욱 불투명해진 미국과 러시아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뉴스타트) 협상,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중국산 반도체 수출 규제와 관련한 중국의 보복과 동맹국들의 협조 문제, 그리고 고조된 핵 위협 등을 언급했다.

포린 폴리시는 “지난해는 전 세계 무기 통제에 있어 암울한 해였다”며 “이란과의 핵협상을 구하려는 바이든의 노력을 좌초되었고, 북한은 핵 무기 프로그램을 고집스럽게 발전시키고 있으며,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마지막으로 남은 핵 무기 통제 협약의 미래는 불투명하다”고 했다. 이어 “2023년은 좋은 뉴스가 있을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특히 북한에 대해 “미국과 한국의 관리들은 북한의 7차 핵실험 감행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며 “동시에 북한은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지난해 12월까지 63번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했다고 지적하면서(실제로 북한은 2022년 12월 31일까지 총 7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이는 재작년의 25번보다 훨씬 증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포린 폴리시는 “(올해는) 더 많은 한미연합군사훈련과 유엔에서 북한의 핵 무기 프로그램을 규탄하려는 노력을 더 많이 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러나 유엔의 다른 두 강대국인 러시아 및 중국과 미국과의 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할 때 외교관들의 이런 노력이 유엔에서 북한 규탄 결의로까지 진전될 것이라고는 보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한편 김정은은 지난 연말에 열린 제8기 제6차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증대한다는 방침에 따라 올해 북한이 실제 행동에 나설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핵탄두 개발을 주장하고 있으나 지금까지 핵탄두 실물을 공개한 적은 없다.

전 세계 전문 기관들은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최소 15기에서 최대 60기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 핵과학자회는 지난해 9월 북한이 조립을 완료한 핵탄두 20~30기를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스웨덴 싱크탱크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해 6월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최대 20기로 추산하며, 핵탄두 45~55기를 제조할 수 있는 핵분열 물질을 보유 중인 것으로 추정했다.

미 국방대학 산하 국가전략연구소(INSS)는 2020년 11월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가 15~60기로 추정했다.

한편 국책 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은 2일 공개한 정세보고서에서 북한의 제8기 제6차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에 대해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국방력 강화와 대미·대남 대적 행동의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적극화한 부분으로 특히 한국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2023년도 핵무력 및 국방발전의 변혁적 전략’의 기본 중심방향으로 ‘전술핵 다량 생산과 핵탄두 보유량 기하급수적 증대’를 제시한 부분”이라며 “2023년은 다종의 전술핵 탑재 가능 무기를 동원한 공세적인 대남 행동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2023년은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던 2017년 이상으로 올라가는 ‘위기의 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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